전통 온돌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냉난방 시스템의 국제표준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국제표준화기구(ISO) 산하 단열재 성능과 건축환경설계 분야 기술위원회 총회를 23일부터 닷새간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 25개국 15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현대식 온돌 냉난방 시스템 국제표준 개정안 5종과 태양열 차단성능 평가 방법에 대한 국제표준안 등 한국이 제안·주도한 국제표준안 10여종을 비롯해 50여종의 안건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현대식 온돌 냉난방 시스템은 전통 온돌에서 착안, 건물에 설치된 복사체(열, 빛 등 복사 에너지를 내는 물체)에 냉온수를 공급해 복사체의 표면 온도를 조절함으로써 건물 내부에서 복사 열교환을 통해 실내를 냉난방하는 시스템이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공기의 대류를 이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8∼1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한국은 온돌 분야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 온돌 냉난방 시스템 설계 ▲ 기술 규격 ▲ 시험방법, 제어 및 운영 ▲ 에너지 계산 등 현대식 온돌 냉난방 시스템 관련 국제표준 12종의 제정을 주도해오고 있다.
이중 한국이 독일, 덴마크, 이탈리아, 미국, 일본 등의 협조를 얻어 함께 제안한 국제표준 개정안 5종이 이번 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단열 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국제표준 선점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안건도 이번 회의에서 다뤄진다.
우리나라는 첨단 소재인 에어로젤로 만든 단열재의 성능 평가 방법에 대한 국제표준안을 2016년 ISO에 제안했으며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에어로젤은 나노 크기의 산화 규소 알갱이들이 구슬처럼 이어진 구조체로 가볍고 단열성이 우수하다.
아울러 국내 연구진이 2013년 ISO 기술위원회 전문위원회(Working Group) 신설을 주도하며 국제 표준화를 이끌어 온 창호의 태양열 차단성능 평가방법에 대한 국제표준안도 2021년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