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경기남부청 2부장)이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 피의자 특정 공식 브리핑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한 이춘재(56) 씨에 대한 대면 조사를 잠시 중단하고 수사자료 검토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23일 이 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8일부터 이 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 프로파일러 등을 보내 사흘 연속 3차례 대면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씨는 3차례 조사에서 모두 "화성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까지 대면 조사를 생략하는 대신, 기존 사건 기록 검토와 3차례 조사에서 이뤄진 이 씨의 진술 등을 분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씨 진술은 지난 2009년 여성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강호순의 심리분석을 맡아 자백을 이끌어낸 공은경 경위(40,여) 등 프로파일러 3명이 분석하고 있다.
화성사건 당시 수사본부에서 이 씨를 조사한 기록이 확인됐다. 과거 수사기록은 280권을 비롯해 별도 서류철 400여개 등 총 15만장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씨가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당시 수사관들하고도 얘기해야 하고,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정밀하게 살펴봐야 하는데 수기 등으로 작성된 자료가 15만장에 달하는 등 방대해 현재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화성 10차 사건의 피해자가 발견된 1991년 4월과 이 씨가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경기 화성과 충북 청주 일대에서 발생한 또 다른 미제 사간과의 연결고리도 찾고 있다.
경찰은 이날 이 씨가 청주에서 처제를 살해한 사건의 수사기록을 청주지검으로부터 넘겨받기로 했다.
청주지검은 지난 1994년 발생한 처제 살인 사건 전반에 대한 수사·재판 기록을 발견했다.
서류가 작성된 기간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1994년 1월부터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1995년 7월까지 1년 6개월이다. 문서는 대략 2천 페이지로, 라면 박스 2개 분량이다.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도 이어가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씨의 DNA와 일치한 화성 5·7·9차 사건 외에 나머지 증거물에 대해서도 분석 중이다.
경찰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와 마주쳐 몽타주 작성에 참여했던 버스 안내양의 신병 확보에 나서는 한편, 화성사건 수사팀이었던 하승균(73) 전 총경 등을 전문가 자문단으로 합류시킬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 씨에 대한 이감 계획은 공식적으로 검토 단계에 들어가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