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KBS1 '더 라이브' 한상헌 아나운서, 방송인 최욱, '시사직격' 임재성 변호사 (사진=KBS 제공)
KBS가 시사 및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기본은 유지하되 새로움을 입혀 화제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간판 프로그램을 폐지하면서 시도하는 변화인 만큼, 과연 달라진 모습처럼 화제성과 공영성까지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열린 KBS 신규 시사·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덕재 제작1본부장은 "'추적 60분'과 'KBS스페셜'이 30년가량 KBS 대표 시사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역할을 해왔지만, 두 프로그램이 가진 한계도 분명 있었다. 지금 시대와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관성이라는 게 있어서 변화가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 KBS1 금 22시_'추적 60분'의 탐사와 'KBS스페셜' 시사 기능 합친 '시사직격'오는 10월 4일 첫 방송하는 KBS1 새 시사프로그램 '시사직격'(연출 박용석)은 탐사 보도의 노하우와 정통 다큐멘터리의 기획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KBS 간판 시사 프로그램 '추적 60분'과 대표 다큐멘터리 'KBS스페셜' 폐지 이후 두 프로그램의 노하우를 담아낸 것이 '시사직격'이다. 화제성을 높이고 어젠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KBS가 선택한 전략이다.
'시사직격'은 △발 빠른 정보 제공과 현안 대응 △깊이 있는 통찰과 분석 △충분히 준비한 파괴력 있는 탐사 기획 등 세 가지 역할을 해낼 수 있는 포맷의 프로그램을 표방한다. 이를 위해 '시사직격' 팀 내 '탐사기획 팀'을 별도 구성했다.
MC로는 강제동원 손해배상소송의 대리인 중 한 명인 임재성 변호사를 내세웠다. 임 변호사는 "무게감 있는 두 프로그램이 합쳐진 프로그램의 단독 MC를 방송 경험이 전무한 젊은 변호사한테 맡기는 이유 무엇이냐 물었더니 '그래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새롭게 만들어진 프로이기에 방송 경력이 없는 사람과 같이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서 좋은 말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 KBS1 월 23시, 화~목 22시 55분_쉽고 편하게, 그러나 정확하게 '더 라이브'23일 첫 방송하는 '더 라이브'(연출 강윤기)는 '오늘밤 김제동' 이후 한밤의 시사 토크를 책임질 프로그램으로, 한상헌 아나운서와 팟캐스트 진행자 겸 방송인 최욱이 진행을 맡았다. 한상헌 아나운서가 중심을 잡고, 최욱이 '시사'가 갖는 무거움을 덜어내면서 보다 쉽고 가볍게 이슈를 전할 예정이다.
'더 라이브'는 △진지하고 근엄한 분위기를 탈피한 여야, 진보·보수 패널의 정치토론 △전직 형사와 변호사가 함께 사건사고의 이면을 파고드는 코너 △어려운 경제 이슈를 실질적인 토크로 풀어보는 경제 코너 △한국 사회의 이슈를 제3자인 외국인의 시점에서 풀어보는 코너 등 다양한 고정 코너를 통해 여러 이슈를 다룰 계획이다.
또한 '오늘밤 김제동'에서 선보인 바 있는 시청자와의 실시간 소통 역시 '더 라이브'의 특징 중 하나다. 문자와 댓글 등 시청자의 참여를 바탕으로 일방적인 이슈 전달이 아닌 '공감'하는 토크를 준비했다.
'더 라이브'의 이내규 책임 PD는 "생방송을 하면서 즉각적인 시청자와의 소통, 시청자 니즈에 반응하는 게 '오늘밤 김제동'의 최대 강점이었다. 이 부분을 이어받아 더 발전시킬 것"이라며 "젊고, 재밌고, 쉽고, 편안한, 그러면서 핵심을 놓치지 않는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나가려 한다"라고 말했다.
◇ KBS1 매주 목 22시_새로운 영상 문법 입힌 다큐멘터리 실험 '다큐 인사이트'KBS가 준비한 신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다큐 인사이트'는 기존 다큐멘터리가 담고 있었던 영상 문법과 관점을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오는 10월 3일 첫선을 보인다. 시리즈로 편성될 '다큐 인사이트'의 전략은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통해 시청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KBS 프로그램의 다양성 확보다.
'다큐 인사이트'의 첫 번째 프로그램은 자연다큐멘터리 '와일드 맵'이다. '와일드 맵'은 '잠복관찰 양방향 자연다큐쇼-랜선에서 만나는 야생'이라는 이름 아래 자연환경 다큐멘터리 최초로 24시간 라이브 캠(Live cam)을 이용했다. 배우 정일우와 최송현이 야생동물을 만나기 위해 잠복하는 순간을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생방송하고, 누리꾼이 질문하면 현장 전문가가 답변하는 형태로 촬영이 진행됐다. 다큐멘터리가 관찰과 체험을 넘어 '소통'이라는 영역까지 아우를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손성배 시사교양 3팀장은 "예전에 PD와 카메라 감독이 잠복하고 촬영했던 과정을 정일우, 최송현 씨가 함께하면서 시청자가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라며 "예전에 보던 방식이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