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의원총회에서 유성엽 임시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임명에 찬성하지 않았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유성엽 대표에 따르면 조 장관은 지난 17일 유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제가 윤 총장을 임명하자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방 당시 조 장관을 면전에 두고 여러 차례 사퇴를 요구해 눈길을 끌었던 유 대표는, 조 장관이 비공개 면담에서 "왜 윤 총장을 임명해놓고 그렇게 끕끕수(체면이 깎일 일을 당하여 갖게 되는 부끄러움)를 당하느냐"는 자신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자신의 답변에 유 대표가 "그럼 누가 (임명을) 한 것이냐"고 재차 묻자 "문 대통령께서 임명하셨다"고 답했다.
이에 유 대표는 "민정수석이 그런 (인사와 관련한) 일을 정하는 것이지 대통령이 정하시냐"고 다시 물었고, 이에 조 장관은 "제가 한 것이 아니고 대통령이 하셨다"고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유 대표는 당시의 대화 내용을 상기하면서 "아무래도 법무부 장관으로 가려고 했을 때 함께 호흡을 맞출 상대로 윤 총장은 스타일이나 사고방식에 있어서 다소 부담스럽지 않았겠느냐"고도 말했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거침없는 수사 스타일로 인해 일각에서 '검찰주의자'로 평가를 받고 있는 윤 총장이 조 장관에게 편한 파트너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총장 임명 당시 여권 일각에서는 윤 총장보다 봉욱 당시 대검찰청 차장이 차기 총장에 더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제기되기도 했다. 조 장관이 봉 전 차장을 1순위에 올렸다는 얘기도 있다.
유 대표는 검찰이 현직 법무장관의 집을 압수수색한 초유의 사태에 대해서는 "검찰의 일이 결국 법무부의 일인데 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기관 간에 싸움을 붙이는지 모르겠다"며 여당의 대응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압수수색이 11시간이나 걸린 데 대해 여당이 '나올 것이 없으니까 그랬다', '먼지털이다', '별건수사다'라고 비판하는데 그러다 보면 검찰이 뭐라도 하나 더 건지려고 강하게 수사하지 않겠느냐"며 검찰에 대한 여당의 압박이 오히려 역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청문회 정국에서 '국무위원제청권 행사가 잘못됐다'며 사의를 표명했으면 조 장관도 함께 자연스레 물러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고민 끝에 조 장관을 임명했는데 최대의 악수가 되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문 대통령마저 헤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