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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 망언' 류석춘 "잘못한 게 있어야…사과할 일 없다"



사건/사고

    '매춘 망언' 류석춘 "잘못한 게 있어야…사과할 일 없다"

    연세대 학보사와 인터뷰 "학교에서 학문의 자유 보장돼야" 주장

    "위안부는 매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24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자신의 연구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강의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로 말하고,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연세대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가 "사과할 일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5일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에 따르면 류 교수는 학보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수강생들에게 사과가 없다'는 지적에 "잘못한 게 있어야 사과하는데, 나는 사과할 일이 없다. 학교에서는 학문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사과하라는 요구를 검토는 해보겠다. 그러나 그런 의도도 아니었고, 하지도 않은 일에 사과하게 되면 정말 억울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류 교수는 지난 19일 '발전사회학' 강의 중 위안부와 매춘을 동일시하는 발언을 했다. 또 강의 중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고 발언했는데, 이 말이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듯 해석돼 성희롱 논란도 일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논란이 된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는 말에서 '조사를'이라는 목적어를 쓰지 않았을 뿐이다. '매춘해 볼래요'라는 말로 해석하고 나를 파렴치한 인간으로 몰고 가는 게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한 게 아니라 매춘 산업을 조사해보라고 제안했다는 얘기다. 당시 류 교수는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매너 좋은 손님에게 술만 팔면 된다고 해서 하다 보면 그렇게 된다"며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을 듣는 학생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다'는 반문에 류 교수는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것이 여자가 피해를 주장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나로서는 직접 한 말도 없고, 의도하지도 않았다. 이를 바꿔 해석하고 모욕감을 느꼈다니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고 답했다.

    류 교수는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는 나의 양심과 학문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위안부는 강제로 동원됐다'는 것이 보편적인 국민 정서나 학계 설명이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 결과들이 위안부는 민간에서 벌어진 매춘의 성격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일본이 당시 우리나라 여성들을 강제로 위안부로 끌고 갔다고 생각하는데, 아니라는 증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강제 동원을 '취업 사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류 교수는 "(당시) 취업 사기가 있었다는 사실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증명했다"며 "취업 사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매춘은 점잖은 사람들 상대로 우아하게 대화하며 술 마시면 된다는 얘기로 시작된다. 그때도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와 인터뷰한 류석춘 교수 (캡처=연세춘추)

     

    류 교수는 학생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순수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앞서 연세대 총학생회는 류 교수의 발언을 두고 "학문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학문적 의견 제시로 볼 수 없는 망언"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총학도 달려드는데, 총학의 판단이 순수하지 않다고 본다. 열심히 강의하는 교수를 왜 곤경에 처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에서 5.18 광주 민주항쟁, 세월호 사건에 관해 얘기할 때 조금이라도 다른 시각에서 얘기하면 민족 반역자 취급을 받는다. 위안부도 마찬가지"라며 "오래 축적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의견이 나오면 그걸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논쟁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소수의 의견일지라도 연세공동체 전체가 보호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의 수업 배제 조치에 대해서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강의를 못 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되지만 규칙이 그렇다고 하더라"며 "오는 30일 조사를 위해 교원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받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연세대는 "소속 (류석춘) 교수의 강의 중 발언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류 교수의 해당 교과목에 대해 강의 중단 조치를 내리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류 교수는 과거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전력이 있고, 학계에서는 뉴라이트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향후 정치를 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정치인으로 평가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외부에서는 나를 정치인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나 자신도 기회가 닿고 능력이 되면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정치적인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학교에서 교수로서 한 행동을 정치인으로서 평가하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노총과 한국YMCA 등 약 700곳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아베 규탄 시민행동'은 이날 연세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 망언 류 교수는 교수 자격이 없다"며 류 교수의 파면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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