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중 (사진=KBS 제공)
'아동 예능' 속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시청자는 힐링하지만, 방송 제작환경은 아이들의 웃음을 지킬 수 있도록 마련돼 있을까. 아동 출연자 인권 보호를 위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이 KBS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샘 해밍턴의 3살 아들 벤틀리 해밍턴은 매주 2~3일 하루 4시간 정도의 촬영을 하고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제작진은 각 가족의 상황에 맞춰 아이의 건강, 컨디션 등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매회 부모와 상의 하에 촬영 스케줄을 정하고 있으며, 이에 촬영 일시가 매번 불규칙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아동 예능 KBS2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는 최장 5시간 휴식시간 없이 촬영이 진행되기도 한다. 단, 하원 후에는 녹화가 종료된다.
김종훈 의원은 "최근 들어 아동 예능이 많이 늘었지만, 출연 아동에 대한 노동권이나 인권에 대한 세밀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어린이 청소년 방송 출연과 관련해 '방송심의에 의한 규정' 제39조(재연, 연출), 제45조(출연) 조항을 근거로 심의하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해당 규정은 선정성, 범죄 등과 관련된 규정으로 아동의 노동권에 대한 규정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KBS의 경우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어린이와 청소년 보호' 항목을 두고 "출연 아동의 안전을 위해 안전요원을 배치하게 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복지를 위해 출연자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지상파 방송사나 종합편성채널에서는 방심위 규정 외에 관련 가이드라인이 없거나 세밀한 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
2016년 방심위가 한국 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에 의뢰해 펴낸 '어린이·청소년 출연 TV 프로그램 내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은 노동시간 및 신체적 안전 등 노동법의 관점에서 아동 출연자 인권을 보호하고 있다.
김 의원은 "아동 예능을 통해서 많은 시청자가 즐거움을 얻고 있는데 혹여나 방송이 아이들의 인권을 해치고 있지 않은지 관련한 연구와 심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관련 연구와 실질적인 심의기준을 마련할 것을 방심위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