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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망치한' 황교안·나경원, 12월 원내대표 선거 분수령 될까

국회/정당

    '순망치한' 황교안·나경원, 12월 원내대표 선거 분수령 될까

    총선 약 7개월 앞두고 내분 우려…당내 투톱 '순망치한'
    黃, '조국 사태' 국면에서 삭발 카드로 주도권 강화
    '羅 원정출산' 의혹 제기한 홍준표에 친황계 "내부총질 그만" 반발
    12월 재신임 후 투톱 행보 주목…보수통합 방식엔 이견

    지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는 황교안 대표 옆으로 나경원 원내대표가 손을 모으고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내 '투톱'의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지난 2월 당의 수장으로 선출되며 정치권에 첫 발을 들인 황 대표는 4선 중진의원인 나 원내대표와의 미묘한 갈등설에 시달려왔지만, 반(反)조국 국면에서 삭발 투쟁을 이끌며 주도권을 잡았다는 평이다.

    나 원내대표는 '청문회 협상' 실패 책임론과 함께 아들 원정출산 의혹 등이 겹치며 위기에 처했지만, 당내 친황(친황교안)계 의원들이 적극 엄호에 나선 상황이다. 이는 오는 12월 재신임 투표에서 나 원내대표가 임기 연장에 실패할 경우, 황 대표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조국 청문회 국면에서 나 원내대표의 '아들 원정출산' 의혹이 제기된 후 당내에서 이를 처음으로 공론화 시킨 인사는 홍준표 전 대표였다. 홍 전 대표는 지난 9일 조 법무장관의 임명이 강행된 이후 자신의 SNS(페이스북)를 통해 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비판하는 동시에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급기야 지난 21일엔 나 원내대표를 향해 '아들의 이중국적' 의혹을 해명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당시 여당인 민주당과 여당 지지자들이 이중국적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며 나 원내대표를 압박한 점을 고려했을 때, 당내에선 홍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내부 총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홍 전 대표가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감행한 황 대표를 높이 평가한 반면, 나 원내대표를 저격한 점이 대비됐다. 이 와중에 홍 전 대표에 대항해 친황계 민경욱 의원이 공개적으로 나 원내대표 엄호에 나서며 눈길을 끌었다.

    나 원내대표를 향한 홍 전 대표의 공격이 지속되자, 민 의원이 포함된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 '통합과 전진'은 지난 23일 보도자료에서 "분열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조국의 편이며 우리의 적"이라며 홍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를 촉구했다.

    황 대표를 향한 직접적인 공격이 아님에도 굳이 '통합과 전진'이 홍 전 대표를 향해 윤리위 징계라는 강도 높은 카드를 꺼낸 든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투톱 모두 당내 지지기반이 범(凡)친박계로 겹치는 상황에서, 총선을 약 4개월 앞두고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이 황 대표 입장에서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사이 이른바 '순망치한' 관계 형성의 기류가 흐르는 셈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마치고 나경원 원내대표, 당 지도부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당내 핵심 관계자는 25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나 원내대표가 원내 수장으로 뽑힐 때도 사실 대안 부재라는 이유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총선을 코 앞에 두고 차기 원내대표를 맡을 마땅한 인물이 없는 상황이라 친황계 의원들이 홍 전 대표와 사실상 대리전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중진의원도 통화에서 "원내대표 선거를 다시 치르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최고위원 멤버 중 최소 2명을 교체해야 한다"며 "황 대표 입장에선 현 지도부 체제가 어느 정도 적응이 된 상태라 굳이 모험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오는 12월 원내대표 경선 실시 여부가 당내 투톱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에선 수도권 및 PK지역 중진의원 등 5명 안팎 후보군들이 원내대표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단일 조직 중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통합과 전진'의 선택이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나 원내대표가 임기 연장의 재신임을 받게 된 이후엔 독자 행보가 가능하다는 변수가 남아 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보수대통합 방법론에서 황 대표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선(先)바른미래·후(後)태극기세력 등 통합 대상에 대한 우선순위를 밝힌 바 있다. 반면, 황 대표는 '당대 당' 통합이 아닌 '인물 중심' 통합 방식도 가능하다고 열어둔 가운데 최근에는 선거법 개정안(연동형 비례제) 통과를 고려한 대비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를 둘러싼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영남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보수대통합 보다는 보수진영 내 '느슨한 선거 연대'가 유리한 상황이라 이같은 의견이 황 대표에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당내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내년 총선 선거까지 패스트트랙 수사와 보수통합, 공천 등 각종 변수가 남아 있어서 지금 뭔가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황 대표 입장에선 결국 당과 자신에 대한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주도권을 잡고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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