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인천 강화군에서 또다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내려지면서 사태가 '확산세'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국에서 가을 시즌을 맞아 열릴 예정이던 각종 축제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도자재단은 27일부터 11월 24일까지 여주·이천·광주에서 개최하려던 '경기 세계도자비엔날레'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경기 세계도자비엔날레'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한국도자재단이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자예술 페스티벌이다.
올해에는 '흙의 평화'를 주제로 59일간의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었다. 입장권 또한 온·오프라인을 통해 12만장이 팔리는 등 관객들 역시 기대가 큰 행사였다.
하지만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세 우려 등으로 인해 축제는 전격 취소됐다.
한국도자재단은 24일 "2019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행사장이 위치해 있는 이천시와 여주시는 과거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인해 농가 피해가 컸던 지역으로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며 "국가적인 재난으로 번질 수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확산 방지와 추가적인 피해를 막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돼 부득이하게 행사를 취소하는 것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알렸다.
25일 인천 강화군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인천 지역 대형 축제들도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인천 남동구와 부평구는 27~29일 열릴예정이었던 소래포구축제와 부평풍물축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매년 전국에서 수십만명이 몰리는 인천 대표 축제 중하나인 소래포구축제는 특산품인 젓갈 등을 싸게 살 수 있고 각종 공연이 열려 시민들에 인기가 있는 축제 중 하나다. 하지만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의 여파로 취소됐다.
부평풍물축제 역시 마찬가지다. 인천 지역의 농경 문화를 재현하고 풍물의 대중화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 이 축제 역시 취소가 결정됐다.
같은 날 개최 예정이던 청라 자전거 페스티벌과 인천 송도불빛축제는 잠정 연기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인천 강화군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추가 의심신고가 접수되는 등 인천지역이 중점관리지역에 포함됨에 따라 초동 방역과 확산방지가 급선무라는 상황 판단에 따라 행사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 뒤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경우에 행사 자체를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경기 남부지역 역시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 하는 등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는 지역 대표축제인 '남한산성문화제'를 전격 취소했다. '남한산성문화제'는 한해 25만명이 찾는 지역 최대 축제다. 하지만 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 조짐에 따라 취소 결정을 내렸다.
안성시 역시 연중 최대 행사인 '바우덕이 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접한 평택시 역시 관내 주요 축제 및 행사의 취소와 연기를 결정했다.
경상도에서는 축산과 관련한 축제를 중심으로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울산시 '봉계한우불고기 축제', 문경시 '문경약돌한우축제', 진주시 '전국전통민속소싸움대회' 등이 각각 취소됐다.
내달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10월 8일부터 11월 17일까지 41일간 청주 일원에서 축제의 막을 연다. 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세 속에 긴장감과 함께 우려의 시선으로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25일 진행된 청주공예비엔날레 프레스데이에서 조직위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