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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강제 영업정지를 당한 상황…언제 끝날지 몰라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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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강제 영업정지를 당한 상황…언제 끝날지 몰라 걱정”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 장기화로 축산업계 ‘고통’
    사태 발생 후 돼지 도축물량 10분의 1 수준 ‘뚝’

    26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로 손님이 뚝 끊긴 인천의 한 축산도매업체 모습. (사진=주영민 기자)

     


    “열흘 가까이 마냥 놀고 있으니 마치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ASF) 사태로 물량이 끊기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황을 맞은 인천 서구 축산물시장의 한 상인이 한 말이다. ASF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축산업계의 고통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의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으로 돼지 공급량이 끊긴 데다 이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인천시에 따르면 ASF가 처음 발병한 지난 17일 이후 인천 도축장에서 이뤄진 돼지 도축 물량은 모두 1600여마리다. 날짜별로 지난 19일 300마리, 20일 980마리, 23일 300마리, 25일 19마리 등이다. 나머지 날에는 돼지 도축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ASF 발병 전 인천 도축장의 하루 평균 돼지 도축 물량이 1500∼1800마리였던 점을 감안하면 열흘 간 도축 물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돼지 물량이 열흘 가까이 끊기면서 축산 도매업자들의 재고도 바닥난 상황이다. 한 도매업체 대표는 “그동안은 그럭저럭 버텼지만 이젠 대부분의 업체에서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돼지 부산물 즉 순대나 내장 관련 주문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닥쳤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발생한 ASF 확진 농장의 절반이 인천 강화군에 몰리면서 피해가 더욱 크다. 이날까지 ASF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 8곳 가운데 4곳이 인천 강화지역이었다.

    인천 최대 축산시장인 인천축산물시장도 열흘 가까이 물량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고객이 뚝 끊겼다. 돼지고기를 해체하거나 고객과 흥정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 일부 가게에서 직원들이 육류해체용 칼을 연마하는 모습만 간간히 관찰됐다.

    한 도매업체 직원은 “사태가 한 달 이상 이어져 자칫 일하지 않고 월급을 받아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벌어질까봐 걱정”이라며 “사장들도 누군가의 잘못으로 이 사태가 벌어진 건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아무 말 하지 않지만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두고 고민을 하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급기야 시장상인회는 전날 오후 ASF 사태 조기 종식을 기원하는 기원제를 열어 관계자들을 위로했다. 차창덕 인천 축산물시장상인회장은 “ 농가와 축산업계가 맞은 이 상황을 하루 빨리 극복하자는 간절한 마음에 기원제를 열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전날 종료 예정이었던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오는 28일까지 연장했다. 종료 시점인 전날에 임박해 인천에서 4건의 ASF 발병 농가가 속출했고 점차 확산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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