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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는 일본 등에 국한"…한은, 40여개국 30년 물가 분석

금융/증시

    "디플레는 일본 등에 국한"…한은, 40여개국 30년 물가 분석

    한은 '주요국 물가하락기의 특징'…"연말 농축수산물가 기저효과 해소"

    (사진=자료사진)

     

    최근 우리 경제에 물가하락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최근 동향은 장기간에 걸쳐 여러 품목에 확산되는 데다, 부동산가격 하락에까지 이르는 물가하락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은이 30일 내놓은 '주요국 물가하락기의 특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근 소비자물가 하락 양상은 올해 시작돼 주요 외국에 비해 기간이 짧고, 통계대상 품목들 중 가격하락 품목 비중이 30% 이하로 적은 데다, 평균 하락률 역시 0%에 근접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이는 1990년 이후 최근까지 총 51분기 물가하락이 나타난 일본, 23분기나 물가하락 기간이 있었던 홍콩에서 물가하락 품목 비중이 50~70%대 수준으로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한은은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은 많은 나라에서 적지 않은 빈도로 나타나 대부분 단기간에 상승 전환됐다"며 "물가지수 전반에 걸친 지속 하락은 일본 등 일부 국가에 국한된다. 디플레이션에는 대부분 부동산 가격 하락이 수반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축수산물가격의 일시적 기저효과 등으로 크게 낮아졌으나, 연말쯤 이같은 효과가 사라지면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에 홍콩·싱가포르·태국·대만·베트남 등 총 41개국을 분석해 이같이 결론냈다. 이들 국가의 1990년 1분기~올해 2분기 소비자물가 하락 사례를 분석한 것으로, 체코 등 일부 통계가 미비한 국가는 90년대 중후반부터 반영했다.

    (사진=자료사진)

     

    이 결과 4749분기(41개국×29년6개월-일부국 통계미비 기간) 중 7.4%인 356분기 소비자물가 하락이 발생했다. 한은은 다시 밀접성을 따져 물가하락기 유발 사례를 83개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28개는 1990년 후반 외환위기 및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다른 28개는 2015년 전후의 유가급락기로 구분됐다.

    분석에 따르면 외환·금융위기에 따른 물가 하락기에는 품목별 물가하락 확산속도가 빠르고 성장률이 둔화된 반면, 공급요인이 주도한 유가급락기에는 물가하락 확산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성장률 변화도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금융위기시 물가하락폭과 지속기간의 중간값은 –0.8%, 3.0분기였다. 반면 유가급락기에는 각각 –0.3%와 3.5분기로 나타났다. 평균값으로 따지면 외환·금융위기 때 5.3분기 동안 –0.9% 하락폭이 나타났고, 유가급락기에는 4.9분기 동안 –0.4% 하락폭이 나타났다.

    물가하락 지속기간의 경우 중간값 기준으로는 유가하락기 공급요인 주도기간이 더 길었으나, 평균값 기준으로는 총 51분기 하락했던 일본 등의 극단치에 따른 영향으로 외환·금융위기시에 더 길었다.

    물가하락 확산은 외환·금융위기시에는 상대적으로 빨랐으나, 공급요인이 주도한 시기에는 완만하게 진행됐다. 물가하락 발생 전후 8분기를 비교한 결과 하락 품목수 비중 증가폭은 외환·금융위기 때가 중간값 15.2%p(평균값 16.0%p), 유가하락기가 9.3%p(9.4%p)였다.

    물가하락을 전후한 성장률 추이를 보면, 외환·금융위기시 물가하락과 함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으나 공급요인이 주도한 시기에는 성장률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자료사진)

     

    한편 '주택가격 하락이 1년 이상 발생했느냐'를 기준으로 따졌을 때, 이같이 자산가격이 조정된 경우가 아닌 때보다 물가하락 확산속도가 빨랐고 성장률 둔화로 수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하락 유발사례 83개 중 자산가격이 조정된 경우는 34개였다.

    물가하락 폭은 자산가격 조정기가 중간값 –0.5%(평균값 –0.8%)로, 비조정기의 –0.4%(-0.5%) 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 지속기간은 조정기와 비조정기 모두 중간값 3.0분기였으나, 평균값으로는 조정기(5.5분기)가 비조정기(4.1분기)보다 길었다.

    물가하락 품목수 비중 증가폭도 자산가격 조정기(중간값 16.6%p, 평균값 15.5%p) 쪽이 비조정기(중간값 8.1%p, 평균값 7.6%p)보다 커 확산이 빨랐다.

    성장률 추이도 자산가격 조정기 크게 둔화됐다. 특히 1998년과 2009년의 일본, 1998년의 홍콩 사례처럼 자산가격 조정을 동반한 물가하락이 외환·금융위기 때 나타난 경우는 성장률 둔화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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