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상황실에서 열린 범정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2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대책과 관련해 "상상치 못한 다른 전염경로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두 들어달라"고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범정부 방역대책회의'을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지금 우리가 소독하고 방역하는 것은 사람, 차량 또는 큰 짐승으로 옮겨질 것이라는 전제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의 방역 체제가 놓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면 지하수를 통해서 침투된다든가, 파리나 작은 날짐승으로 옮겨진다든가 하는 것은 지금의 방역체제로 완벽하게 막기가 어렵다"며 "또 제가 상상치 못한 다른 전염경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검역본부가 전문가들로 포진해 있지만 방역당국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국내외 전문가들 의견을 모두 들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총리는 "이 시대 국내, 국외를 포괄하는 세계 최고의 전문적 식견을 총동원해 이번 방역에 임해야 한다"며 "이제까지 세계에서 없었던 새로운 방역을 우리가 시행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우리가 얻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전날 경기 고양시 양돈농가 2곳, 김포의 이동통제초소 1곳을 직접 불시점검한 내용을 소개하며 "24시간 방역체제와 교대근무 체계를 갖추고 있어 그것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24시간 방역에 임하고 있는 민간, 공무원, 경찰 모두 노고가 많다"고 격려했다.
다만 "이동통제초소에서 자동적으로 소독약을 분무하고 근무자들은 안에 앉아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교대근무제가 확립돼 있으므로 근무하는 시간만이라도 실내에 앉아 있지 말고 실외에서 계시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5건 발생한 인천 강화 전역의 예방적 살처분 결정과 관련, "비상한 조치에 협조해주신 양돈농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민·관이 예방적 살처분이 끝날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말고 소독·방역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세종과 서울청사, 17개 시·도 상황실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됐으며 농림축산식품부·통일부·국방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환경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해양경찰청장, 소방청장, 관세청장, 국무2차장, 경찰청 차장, 17개 시·도 단체장(부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종식될 때까지 필요할 때마다 이 총리 주재 '범정부 방역대책회의'를 개최해 방역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부처·지자체별 방역 상황과 대책을 점검한 뒤 "앞으로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권역별 이동중지명령, 축산차량통제권역 확대 등 필요한 조치를 과감하게 시행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서울 이남 진입 관문인 김포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최다 발생지인 강화와의 연결통로와 그 주변, 해안 등 김포 전역의 소독·방역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