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사진=자료사진)
경기도 용인의 골드 컨트리클럽(CC)이 지자체에는 9천500만원 짜리 회원권으로 신고해놓고, 실제로는 5억원 상당의 회원권을 모집한 정황이 포착돼 관할 지자체가 조사에 착수했다.
28일 골드CC와 용인시 등에 따르면 회원제로 운영되는 골프장의 경우 '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원을 모집하려면 사전에 관할 지자체에 '회원모집계획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계획서를 제출받은 지자체는 회원 모집금액이 골프장 건설 등에 들어간 총비용을 넘지 않게 제한하고 있다. 골프장 경영 악화 등의 상황에서 투자금에 대한 회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회원제인 골드CC 역시 2015년 12월 기준 7차에 걸쳐 회원모집을 진행해 2천200여명의 회원들로부터 투자비 총 승인액인 630억여원을 거의 다 채운 상태다.
이에 따라 골드CC는 탈회하는 회원권에 한해 재모집을 할 수 있으며, 이 역시 투자비 총 승인액인 630억원을 넘길 수 없다.
하지만 골드CC는 용인시에 한 구좌당 9천500만원으로 회원권 발행을 승인받은 뒤, 일부 회원권의 경우 실제로는 '특별회원권'이란 이름으로 5억원에 모집해 운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CBS노컷뉴스가 단독 입수한 골드CC의 '특별회원권 입회 약정서'를 보면 골프장측은 입회비 명목으로 9천500만원을 받았고, 이와 별도로 4억500만원을 더 받으면서 일종의 차용증과 같은 '수익증권'을 발행했다.
그러면서 4억500만원을 더 받는 조건으로 연이율 0.1%의 이자와 함께 정회원보다 많은 골프장 이용 횟수와 금액 할인 등 추가 혜택을 제공했다.
이런 식으로 9천500만원 짜리 회원권은 5억원 짜리 특별회원권으로 둔갑했다.
용인시에 신고한 투자비 총 승인액을 넘기지 않으면서 한 구좌당 4억원이 넘는 자금을 추가로 챙긴 셈이다.
골드CC는 지난 2004년 경부터 10년 넘게 특별회원권을 발행해 왔으며, 모집금액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용인시, 위법성 검토 착수 vs 골드CC "법률 검토 거친 사안"
이와 관련 CBS노컷뉴스의 취재가 시작되자, 관할 지자체인 용인시 역시 골드CC가 발행하고 있는 특별회원권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용인시는 특별회원에 제공하는 추가 혜택이 수익증권과 연관이 있다면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받은 투자금도 회원모집금액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골드CC가 제출한 회원모집계획서상에는 입회비만 명시돼 있으며, 수익증권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다"며 "입회비 외에 (회원권을 매개로) 별도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게 관련법에 저촉이 되는지 등을 자체 법률자문위원들에 질의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원제 골프장들이 경영이 어렵거나 할 때 이런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했던 것 같다"며 "명확한 법률적 판단을 받아 용인 관내 다른 골프장들도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면 이번에 제대로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골프장 업무 소관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도 추가 혜택에 대한 대가로 수익증권이 발생됐다면 '편법'으로 회원 모집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신고한 입회금과 별도로 투자를 받으면서, 그 조건으로 골프장 이용에 추가 혜택을 부여하는 부분은 회원모집계획서에 명시가 됐어야 한다"며 "회원모집과 별개로 일종의 유가증권을 받고 골프장 이용에 혜택을 주는 부분은 편법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회원제골프장이 허위로 회원모집계획서를 제출했을 경우, 관할 지자체는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어 시정명령을 받은 골프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관할 지자체장은 등록취소 또는 영업 폐쇄명령을 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영업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골드CC측은 특별회원권을 발행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자체적으로 법률적 검토를 거친 사안으로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골드CC 관계자는 "이미 많은 골프장에서 유사한 형태의 회원권 발행이 보편화 돼 있다"며 "회원제 골프장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시시 때때로 변화하는 영업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상황에서 이런 부분을 일일이 신고 절차를 밞는 골프장은 없으며, 당연히 의무사항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