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2급 수리부엉이
수리부엉이 등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맹금류들의 '표준게놈 지도'가 처음으로 완성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수리부엉이 등 국내 서식하는 맹금류 4종의 표준게놈 지도를 첫 완성했다고 30일 밝혔다.
'표준게놈(참조유전체)'이란 한 생물종의 대표 유전체 지도로, 해독된 염기서열을 가장 길고 정확하게 조립하고 유전자 부위를 판독해 완성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울산과학기술원 등과 2015년부터 3년간 총 20종(맹금류 16종, 비맹금류 4종)의 야생조류를 연구한 결과, 올빼미과에 속한 수리부엉이(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와 소쩍새, 매과인 황조롱이, 수리과인 말똥가리 등 4종의 '표준게놈 지도'를 완성했다.
맹금류 게놈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유전자 수(좌)와 맹금류와 비맹금류 비교결과(우). 맹금류는 비맹금류에 비해 신경계통, 기관(눈, 귀, 혈관 등) 발달 등에 관련된 유전자가 외부요인에 의한 영향을 적게 받는 방향으로 진화됐음.
분석 결과 맹금류는 사람 게놈의 3분의 1정도인 약 12억 개의 염기쌍을 가졌고, 4종 모두 약 1만 7천개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해독된 맹금류 개체의 유전다양성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맹금류는 동일개체 내의 염기서열 변이가 많아 유전적으로 건강했지만,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흰꼬리수리는 염기서열 변이가 아주 적어 멸종위험이 높았다.
전체 조류를 대표하는 15개 목 25종의 게놈과 비교해보면 맹금류는 닭을 비롯한 다른 조류에 비해 청각 등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들이 많았다.
또 시각 신호 전달 및 에너지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들이 맹금류에서 특이하게 진화했다.
특히 매과, 수리과, 올빼미과는 아주 오래전에 분화돼 유전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뛰어난 시력과 반응성 등 맹금류의 신체적 능력을 보여주는 감각이나 운동기관에 특화된 유전자들을 공유했다.
야행성 조류(올빼미목)와 주행성 조류 게놈 비교
이 외에도 야행성 조류에서 공통되게 진화한 유전자를 찾아보니 색깔을 구별하는 유전자는 퇴화했지만, 빛을 감지하고 어두운 곳에서 대상을 식별할 수 있는 유전자들이 특별히 진화했다.
또 냄새감지 유전자가 많았고, 소리 감지 및 생체리듬 유전자의 진화속도가 더 빨랐다.
국립생물자원관 여주홍 유용자원분석과장은 "이번 연구는 최초로 맹금류 4종의 전체 게놈 해독과 대규모 게놈 비교분석을 통해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맹금류의 진화와 야행성 조류의 특성을 유전적으로 규명한 데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