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전국 제조업체 199곳을 설문한 결과 1년전보다 소재·부품 조달에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응답한 업체가 45%를 넘었다. 해외 조달의 경우 일본산에 대한 리스크 증가가 가장 많이 꼽혔고, 해소 대책으로는 구매선 다변화가 가장 활발했다.
한은이 30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 2019.9'에 따르면 소재·부품 조달 리스크가 1년전보다 높아졌다고 응답한 업체는 91곳으로 45.7%에 달했다. 한은은 업체들이 자체 선정한 주요 소재·부품 중 1년 전에 비해 한가지라도 조달 리스크가 높아진 경우 리스크 상승으로 분석했다.
이들 91개 업체의 소재·부품을 국내외 공급처별 리스크로 재분류(중복집계)한 결과 일본이 33.7%(199곳 중 67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17.6%) 유럽(7.0%) 미국(6.0%) 기타(10.1%)로 나타났다. 국내조달 리스크 상승 업체는 32곳으로 16.1%였다.
일본과 중국 대상 조달 리스크 상승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등이 자라잡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사업체들의 리스크 발생가능성은 일본의 경우 무역규제(27.1%), 납품지연(20.1%), 가격급등(15.1%), 품질악화(3,5%)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가격급등(11.1%), 무역규제(7.5%), 납품지연(6.0%), 품질악화(5.5%) 순으로 우려가 높았다.
업종별 조달 리스크 상승은 기계·장비(50.0%), 철강(45.5%), 석유·화학(41.7%), 자동차(38.6%), IT(36.1%)의 순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41.4%, 중견기업의 46.7%, 중소기업의 43.2%가 조달 리스크 상승으로 응답했다. 내수기업(43.3%)보다는 수출기업(48.4%)의 조달 리스크 상승 비율이 높았다.
주요 소재·부품의 재고 보유기간은 3개월 미만 62.8%, 3~6개월 29.9%, 6개월 이상 7.3%로 집계됐다. 소재·부품 조달 차질시 대체 소요기간은 3개월 미만 32.5%, 3~6개월 31.0%, 6~12개월 16.2%, 1년 이상 5.5%, 대체 불가능 14.8%로 나타났다.
대체가 어려운 소재·부품(대체 불가능 또는 대체 1년 이상 소요)이 있다는 응답은 대기업(38.2%)과 중소기업(32.5%)이 높은 반면 중견기업(16.9%)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체곤란 소재·부품은 주로 화학제품(23.6%), 1차금속제품(23.6%), 컴퓨터·전자·광학기기(16.4%) 등이었다.
소재·부품의 대체가 어려운 이유로는 품질수준 저하(35.8%), 납기 미충족(16.6%), 조달비용 상승(15.9%), 현 거래처 독점생산(14.6%)이 주로 꼽혔다. A/S 곤란(6.6%), 고객사 승인 필요(6.0%) 등도 있었다.
조달 리스크 축소를 위한 대응에 나선 업체는 68.8%로 집계됐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80.0%가 대응에 나선 데 비해, 중견기업(65.9%)과 중소기업(56.4%)은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이 적었다.
구체적 대응책은 구매선 다변화(34.8%), 예비 거래처 확보(26.0%), 재고 보유 확대(25.7%) 등이 많았다. 국산화 추진(9.7%)과 해외기업 지분 투자(2.4%)를 통한 대응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응답 업체들이 꼽은 국산화 장애 요인으로는 기술·연구개발인력 부족(23.7%), 국내수요 부족(21.2%), 기술개발자금 부족(14.4%), 환경·생산활동 규제(13.9%) 등이 있었다.
업체들은 소재·부품 국산화 및 조달 안정화를 위해 가장 효과가 높은 정책으로 투자세액공제 강화(21.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공급-수요기업 공동개발·상품화 지원(17.3%), 해외 공급처 다변화 지원(14.8%), 환경·입지규제 완화 및 행정절차 간소화(13.2%), 정부출연연구소 통한 R&D 지원(12.4%), R&D자금 저리 융자(12.0%) 등으로 응답됐다.
한편 한은 15개 지역본부가 권역내 업체 등을 대상으로 지역경제 동향을 모니터링한 결과, 3분기중 권역별 경기는 성장세 둔화가 지속된 가운데 2분기 대비 보합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