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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구교환 "믿음 교육하는 장면, 제일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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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기' 구교환 "믿음 교육하는 장면, 제일 좋아해요"

    [노컷 인터뷰] '메기' 성원 역 구교환 ①

    지난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메가박스 아트나인 카페에서 '메기' 성원 역 배우 구교환을 만났다.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우리나라에도 이런 감독(영화)이 있구나!' 지난 26일 개봉한 영화 '메기'(감독 이옥섭)에 뒤따르는 평 중 가장 자주 나오는 언급이다.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과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가장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담은 이야기 '메기'. '메기'는 유쾌하면서도 독특하며, 정곡을 찌르면서도 재기발랄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비롯해 4관왕을 차지한 저력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극중 윤영(이주영 분)에게 누구보다 다정하지만 어딘지 믿기 힘든 남자친구 성원 역을 맡은 구교환은 지난 17일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불신과 의심을 이야기하는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믿음 교육'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배우이기 때문에 계속 믿음 교육을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구교환은 "감독님을 믿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고, 제가 조금이라도 의심했다면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에 빛날 수 있었을까. 저의 믿음 덕분에 4관왕에 빛났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이옥섭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메가박스 아트나인 카페에서 '메기' 성원 역의 구교환을 만났다. 그는 영화 속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를 묻는 장면에서도 믿음 교육을 하는 장면을 꼽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를 끝까지 읽으면 알 수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언론 시사회 등을 통해 '메기'를 선공개했다. 반응이 어떻다고 느끼나.

    (언시 때는) 긴장 많이 했다. 언론 시사회뿐 아니라 매 상영이 즐겁다. 사실 영화를 개봉하는 것 자체가 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되게 즐거운 긴장감과 기쁨이 있다. 영화를 만들 때 혼자 갖고 있으려고 만들지 않는다. 관객과 영화를 드리려고 만나는 것이지. '아, 어떻게 보실까?' 그게 제일 궁금했다.

    ▶ 영화에 대한 반응을 찾아보는 편인가.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아예 안 본다는 타입, 악플까지 모조리 읽고 상처도 받는 타입, 다 보되 걸러 읽는다는 타입 등 유형이 다양하다.

    어… 세 가지 다인 것 같다, 저는. 영화는 만들 때는 제작진의 것이지만, 만든후에는 관객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뷰해주는 행위 자체에 대한 감사함을 느낀다. 무플보단 악플! (웃음)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는 거니까.

    ▶ 엔딩 크레디트를 보면 각본, 제작, 편집에 이름을 올렸더라. 이옥섭 감독과는 어떻게 함께 작업하게 됐나.

    2013년도에 이옥섭 감독 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에 (제가) 배우로 출연하게 되면서 인연이 생겼다. 그 이후로 편집도 같이하게 됐고, 제 개인 단편 촬영이나 시나리오(작업)를 같이 하며 도와주기도 했다. 그때부터 꾸준히 작업을 해서 '메기'까지 이어온 것 같다.

    구교환은 '메기'에서 여자친구 윤영(이주영 분)에게 다정하지만 어딘지 믿기 힘든 남자친구 성원 역을 맡았다. (사진=2X9HD 제공)

     

    ▶ 계속 공동 작업을 한다는 건 그만큼 두 사람의 합이 잘 맞는 것이라고 본다. 어떤 면이 잘 맞는지 궁금하다.

    개그 코드가 같다. (웃음) 유머는 인생에서 되게 중요하지 않나. 유머에 웃는 타이밍이 비슷한 것 같다.

    ▶ 각본을 쓰는 과정이 어땠는지 알고 싶다.

    각본 같은 경우는 어… '뭐는 이랬다'라고 하기에 각본 초기까지만 같이 참여하다가 분업을 했다. (이옥섭 감독) 첫 장편이고 하니, (이 감독은) 연출과 시나리오를 마무리 짓고 저는 프로듀서와 배우로. 긍정적인 의미의 분업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완전히 이옥섭 감독의 정서와 감각이다.

    ▶ 이옥섭 감독의 시나리오는 구체적인 편인가.

    구체적인 편이다. 프리 프로덕션의 철저함과 현장에서의 즉흥성이 뛰어나신 것 같다.

    ▶ 시나리오를 보고 성원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나.

    연기할 때 규정짓고 들어가진 않는다. 텍스트대로 씬마다 충실하게 연기하자는 주의다. 이옥섭의 세계 안에서 구교환이라는 배우가 쓰임새 있게 들어간 거고. '나라는 배우가 성원을 연기한다면?' 그런 거로 접근했던 것 같다. (성원은) 알 수 없는… 얼굴이 너무 많지 않나. 근데 그것을 표현할 가장 강력한 개연성은 '씬마다 충실히 하자'는 거였다. 어떤 의미가 될지 모르겠지만 영화 안에서 (성원의) 여러 얼굴이 등장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가장 주안점을 둔 것 같다.

    ▶ 매 씬 충실히 하는 방식이라면, 연기할 때 캐릭터의 큰 방향성을 가져가지 않는 건가.

    그래서 감독님이 계시는 것 같다. 감독님의 디렉션에 충실한 편이다. 감독님이랑 오랜 시간 작업을 같이 했기 때문에,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다. 이 영화에 대한 믿음도. 감독님이 제 얼굴과 표정을 잘 알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비결은) 감독님의 지도다. 연기할 때 크게 질문하지는 않는다. 시나리오에 있는 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대로 그 인물을 표현하는 거니까.

    ▶ 영화는 마리아 사랑병원에 사는 메기를 화자로 진행된다. 촬영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특별한 추억은 없나.

    정 많이 들었다. 추억이요? 실제로 애정을 많이 쏟았고, 이옥섭 감독도 동물을 많이 좋아한다. 항상 최적의 컨디션으로 했고, 회차 같은 경우도 따로 더 뺐다. 저희 영화 제목이 '메기'인데, 메기가 많이 도와준 것 같다. 오히려 도움을 받은 것 같다.

    '메기'에서는 재난으로 인해 임시적으로나마 청년 일자리가 생기는 상황이 펼쳐진다. 성원은 갑자기 도심에 생긴 싱크홀 때문에 이를 복구하는 작업에 투입된다. (사진=2X9HD 제공)

     

    ▶ 윤영은 마음이 힘들 때 어항 속 메기에게로 가서 위로를 받는다. 본인도 그런 존재가 있나.

    메기 같은 존재가 저한테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위로와 마음의 평화를 주지 않나. 그리고 위기의 순간에 나에게 신호를 주기도 하고. 저는 강아지가 있다. 반려견한테 크게 위로를 받는다.

    ▶ 영화 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어른이 된다는 건 오해를 견디는 일". 각자 다가오는 의미가 다 다른 영화일 것 같다.

    ▶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무엇인지.

    이경진(문소리 분) 부원장과 윤영이 CF를 찍는 장면과 믿음 교육을 하는 장면. 어느 순간 둘이 한 팀이 되는 쾌감이 있더라. 그 장면을 좋아한다.

    ▶ '메기'는 믿음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이 작품을 거치면서 믿음에 대한 본인의 가치관이 달라졌는지 궁금하다.

    아니다. 저는 (극중) 같은 상황이 오면 믿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인 것 같다. 물론 내일 사람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 모르는 거지만.

    ▶ 이미지적으로도 독특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재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평화로운 시위라든가, 포스터에도 쓰인 윤영과 성원의 자전거 타기 등. 자전거 장면은 찍을 때 어렵지 않았나.

    VFX(Visual Effects, 시각적인 특수효과) 도움 없이 오르막길을 올랐다. (웃음) 이주영 배우도 재미있어했고,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다. 자전거를 잘 타나? (웃음) 두발자전거 잘 타는 것 같다.

    ▶ 영화에 무척 많은 음악이 쓰였다. 제일 마음에 드는 음악은 무엇인가.

    음악이라고 하기는 뭐한데 부원장이 부르는 리코더 소리가 좋다. 리코더 음을 좋아한다.

    ▶ '메기'라는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청년에 대한 이옥섭 감독의 시선이 좋았다. 이 이야기 에피소드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성의 재미도 있었다. 사회적 문제도 영화 안에서 훑고 지나가지 않나. 하지만 스쳐 지나가듯이 훑고 있다고는 생각 안 한다. 그게 플롯에도 잘 녹아들어 있다고 본다. <계속>

    배우 구교환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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