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 (사진=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이 지난 5년 동안 파생상품을 팔아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이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는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 수수료로 397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간 5대 시중은행은 파생결합상품 판매로 1조 9799억원의 판매수수료를 벌어들였다. 이들 5대 은행은 2015년부터 올해 8월 초까지 460만건, 208조원 상당의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했다.
이들이 판매한 파생상품 규모는 지난 2016년 23조 5566억원에서 지난해 55조 9131억원으로, 2년 만에 137% 늘었다. 같은 기간 판매 수수료 수익은 2078억원에서 5463억원으로 163% 증가했다. 판매수수료율도 0.88%에서 0.98%에서 0.1%포인트 증가했다. 올해만 벌써 8월 초까지 4323억원의 수입을 챙겼다.
DLF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 7월 말까지 2조4457억원의 DLF를 팔아 227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우리은행도 1조6110억원을 팔아 170억원의 수익을 냈다. 원금 전액 손실까지 최악의 실적을 냈지만, 두 은행이 DLF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400억원에 가깝다.
이들 두 은행은 DLF 판매수수료율도 지속해서 올렸다. 하나은행은 2016년 DLF 판매수수료를 0.67%로 책정했는데 지난해는 0.87%, 올해는 0.99%까지 올렸다. 우리은행도 2015년 0.2%에 불과하던 수수료율을 지난해부터 1% 넘게 받았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채권금리 연계 DLF 상품은 대부분 1%가 넘는 판매수수료를 받았다. 지난 16일 첫 번째 만기가 도래한 상품은 판매 당시 1.4%의 수수료를 받았다. 이 상품은 만기가 6개월로 연으로 환산하면 3% 가까운 수수료를 받은 셈이다. 자본시장법상 펀드 판매수수료는 납입금액의 2%를 넘지 못하는데, 만기를 짧게 하면 규제를 피해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사모로 판매하면 이런 규제마저 적용받지 않는다.
고용진 의원은 "은행 고객 대부분은 예·적금 위주의 안전한 투자를 찾는다"면서 "전문가도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의 초고위험 파생상품은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어 "은행에서 초고위험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제한해야 한다"며 "이번 국감에서 은행의 파생결합상품 판매 과정에 불완전판매는 없었는지 살펴보고, 피해를 본 투자자 구제와 제도개선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