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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조국, 장관 그렇게 원하지 않았다...일로 책임져야"

정치 일반

    탁현민 "조국, 장관 그렇게 원하지 않았다...일로 책임져야"

    국군의 날 행사..'강한 국군' 강조
    '데니 태극기' 한미우호 상징·욱일기 대응
    주한미군 불참? "美 본토 행사때문"
    박노해 詩 조국 생각났다..개혁 보여줘야
    총선 출마? "생각 없다..정치권 정서 안맞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탁현민(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 前 청와대 행정관)

    요즘 최근에 국내의 정치권 뉴스가 하도 많다 보니까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마는 사실 아직까지도 일본과 안보 문제 두고 우리 갈등하고 있고요. 얼마 전에는 우리 방공 식별 구역으로 중국 폭격기, 러시아 폭격기가 무단 침입을 해서 문제가 되기도 했었죠. 이런 가운데 어제는 국군의 날 기념 행사가 열렸는데요. 국군의 위상을 대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어느 때보다 고심을 해서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누가 연출하셨나 하고 보니까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이 하신 거더군요. 그런데 이게 미군 사령관이 불참했다고 해서 뭔가 안 좋은 시그널 아니냐. 뒷얘기도 좀 나오고 했어요. 어떻게 된 건지 이모저모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탁현민> 안녕하세요.

    ◇ 김현정> 고생하셨어요.

    ◆ 탁현민> 저보다도 정말 기상 상태 때문에 너무 아쉬운 부분이 많았죠, 이번 행사는.

    ◇ 김현정> 제가 본 화면에서는 수리온이 착륙하는 거나 그럴 때는 날씨가 괜찮았는데.

    ◆ 탁현민> 날씨라는 게 특히나 비행기나 강하 같은 보통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이런 것들은 현지 상태, 비가 오고 안 오고의 문제보다 구름의 높이가 훨씬 더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피트로 따지면 2500에서 3000피트 정도가 어제의 상황이었는데 그게 점점 더 내려가면서 정말 뭐 전시라면 뛰어내리라고 하겠지만 이게 규정 바깥에 있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뭐 준비했던 특전사라든지 해병대 수색대라든지 강하팀 같은 경우는 거의 울먹이면서 뛰고 싶다고.

    ◇ 김현정> 뛰게 해 주세요. 이랬어요?

    ◆ 탁현민> 규정 바깥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 저희가 좀 보여드리지 못하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랬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감동적으로 잘 끝났는데. ‘오랜만에 영혼을 갈아넣었다.’ 이렇게 표현하셨더라고요. 참 탁현민식 표현. 무슨 뜻이에요?

    ◆ 탁현민> 아마 여기에 나오고 나서 한 3-4개월 전일 텐데, 그렇죠? 그러고 나서 대통령 행사 중에 순방 행사를 얼마 전에 태국 다녀오신 것하고 몇 개 이렇게 돕기는 했는데 이번이 아무래도 신경이 좀 더 쓰이는 행사였죠, 국군의 날 같은 경우는. 작년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고 재작년도 실은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여러 조건들에 충족하게끔 행사를 기획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더 많은 시간이랑 고민을 좀 더 넣었다. 이 정도의 표현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지난 5월에 저희 출연하셨을 때 이렇게 행사를 잘 만드는 비결로 어떤 메시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 메시지를 위해 이걸 어떻게 구현해낼까를 고민한다 하셨잖아요. 이번에는 어떤 메시지를 좀 담고 싶으셨어요?

    ◆ 탁현민> 이번은 아주 간결하고 명료했어요. 강한 국군. 아까 오프닝 때 말씀하셨던 것처럼 저희가 지금 여러 분쟁화하려고 하는 시도들, 몇 개의 문제들이 있잖아요. 일본과의 문제도 있고. 물론 오늘 좀 전에도…

    ◇ 김현정> 미상의 발사체를 쐈다는 속보가 있었어요.

    ◆ 탁현민> 그런 얘기도 있고 그래서 여러 가지 안보 상황이나 혹은 국방 관련되어 있는 이런 우려들이 조금 있는 것 같은데 그것들 불식시키는 것이 이번 행사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 김현정> 뒤에 써 있는 레터링이라고 하나요. 문자도 강한 국군이더군요. 그러면 그 강한 국군이라는 메시지를 위해서 어떤 식의 장치로 구현을 해내신 거예요?

    ◆ 탁현민> 보통은 강한 국군 그러면 보수 쪽이나 혹은 이런 분들은 자꾸 퍼레이드 얘기들을 하시는데 실은 퍼레이드만큼 쇼는 없어요. 저는 쇼 연출자가 할 수 있는 가장 맨 끝이 퍼레이드라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가장 하수가 하는 게 퍼레이드입니까?

    ◆ 탁현민> 그렇죠. 그게 실제로 기동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타격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행진하는 거거든요. 마칭(marching) 하는 거거든요. 예전에 퍼레이드를 하면 육군은 전차 같은 것들이 앞으로 쭉 끌고 가고 해군이나 공군은 어떻게 했냐 하면 해군은 보여줄 수가 없잖아요?

    ◇ 김현정> 그러네요.

    ◆ 탁현민> 그러니까 군인들이 뒤에 오리발 끼고 행진했어요.

    ◇ 김현정> 진짜요?

    ◆ 탁현민> 공군은 헬멧 들고 행진하고. 저는 좀 그거 보기가 그렇거든요. 그리고 또 심지어는 퍼레이드라는 게 다 옛날 얘기이기는 합니다마는 행진하는 군 병력들이 몇 달 동안 발 맞추는 데 신경을 쓰는데 발 맞추는 거랑 전진하는 거랑은 실은 별로 상관이 없거든요.

     

    ◇ 김현정> 고생은 또 고생대로 많이들 하시잖아요.

    ◆ 탁현민> 거기에 더 웃긴 건 옛날에는 연도에 늘어선 시민들 사이사이에 병력들을 배치했어요. 박수 유도죠.

    ◇ 김현정> 그랬던가요?

    ◆ 탁현민> 동원된 사람들도 많고. 그러니까 그 전체가 하나의 쇼인 거예요. 그러니까 자꾸 퍼레이드, 퍼레이드 하는데 그게 정말 잘못된 사고다. 그런데 이번은 행사를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행사의 시작과 함께 F-15K 4대가 우리의 동해, 서해, 남해로 실제 출격을 했고 그리고 모든 조치. 그러니까 상황 조치. 가서 현장을 확인하고 아무 이상이 없다라는 모든 조치를 취한 후에 다시 행사가 끝나기 전에 복귀를 하는 거였죠. 그래서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짧게는 17분, 길게는 20분 안에 우리 한반도 전역에 우리 군사력이 전개돼서 조치를 취하고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설명하지 않고 그냥 행사 전체로 보여줬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서 그런가요. 제가 지금 갑자기 드는 생각이, 태극기 흔드는 시민들이 있기는 있었는데 예년에 다른 행사들보다 좀 썰렁하다는 느낌을 제가 하기는 했어요.

    ◆ 탁현민> 그렇죠. 이번에는 완전히 일반 대구 시민들을 중심으로 초청을 했으니까.

    ◇ 김현정> 그래서 그렇구나. 뭐 심어놓고 이런 거 없어서.

    ◆ 탁현민> 그렇게 안 하죠. 요즘은 또 만약에 심어놨다면 그게 그냥 조용히 지나갈 리도 없고. 나 거기 심겼던 사람이다. 이렇게 얘기가 나올 텐데.

    ◇ 김현정> 그래서 예전처럼 와 이런 건 아니더라고요.

    ◆ 탁현민> 그런 건 못 합니다, 요즘은.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식으로 메시지를 구현해내는. 기상 악화로 취소가 된 것 중에 저는 조금 안타까운 게 뭐냐 하면 데니 태극기라고 여러분 혹시 아세요? 지금 유튜브나 모니터로 보시는 분들은 데니 태극기 잠깐 띄워주시겠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태극기. 데니 태극기를 펄럭이는 행사도 원래 예정이 되어 있었다면서요?

    ◆ 탁현민> 정확하게는 아까 말씀드렸던 낙하산이 강하라고 하는데 데니 태극기를 선두로 22개국 UN 참전. 우리 6.25 전쟁 때 참여하셨던. 의료진까지를 포함해서 다 같이 하늘에서 애국가 1절에 맞춰서 강하를 하는 신을 연출하려고 했었던 거고 실제로 예행 연습도 많이 했었는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당일 기상 사정이 안 좋아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데니 태극기는 설명하신 대로 고종이 미국인 공사 데니에게 하사했던 태극기라, 이게 한 나라의 국기를 다른 나라의 외교관에게 하사했던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고 우리 국기가 미국에게 전달된 첫 번째이기도 하고. 이게 한미 우호의 거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냥 오래된 것뿐만 아니라 한미 우호의 상징인 태극기다?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대구 공군기지(제11전투비행단)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황진환기자

     

    ◆ 탁현민> 그렇죠. 한국과 미국,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를 자꾸 벌려놓고 싶은 의도를 가지고 거의 고사를 지내듯이 하는 분들이 좀 계셔서 그런 역사적인 맥락도 좀 짚어드리고 싶었던 거죠.

    ◇ 김현정> 게다가 일본이 자꾸 욱일기 가지고 올림픽에서 흔든다 그러고 여러 가지 욱일기에 대한 이슈들이 요즘 많았는데 좀 일본에 여보란 듯 우리 태극기를 보여주는 거. 그 의미도 있었을 것 같아요.

    ◆ 탁현민> 그러니까 국군의 날 행사 자체가 일본을 의식하고 만들지는 않죠.

    ◇ 김현정> 물론 그렇습니다마는.

    ◆ 탁현민> 그런데 일본에 욱일기가 있다면 그에 대응하는 우리 쪽의 상징도 있기는 있어요. 물론 일본도 일장기가 있고 우리도 태극기가 있지만 지금 일본이 자꾸 고집하는 욱일기는 일종의 군국주의의 상징물이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전범기.

    ◆ 탁현민> 그럼 저는 또 우리의 상징이 또 하나 있어야 된다고 보거든요. 왜냐하면 그걸 외교적으로 계속 부딪치는 거보다는 그쪽 사람들이 자기들의 지난 과오를 반성하거나 되새길 만한 무엇인가가 필요한데 저는 두 가지라고 봐요. 하나는 어제 썼던 데니 태극기. 독립 운동 내내 사용했던. 왜냐하면 우리가 결국은 어떤 형태가 됐든 식민 통치를 이겨낸 거잖아요. 그런 의미로써 하나 보여줄 수 있고.

    또 하나는 이순신 장군이 썼던 수자기라는 게 있어요. 장수 수(帥)를 쓴. 그게 이를테면 임진왜란부터 해군에게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어떤 역사적 사건이기도 하고 우리의 자랑이기도 하거든요. 욱일기는 공식적으로는 일본 해군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우리 해군기를 이순신 장군이 썼던 그런 깃발로 한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 김현정> 어제 기상이 안 좋아서 그 데니 태극기 선보이지 못했던 게 좀 안타깝고 한미 우호의 상징이라고 하시니까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주한미군 사령관이 불참을 해가지고. 늘 거의 안 빠지고 오던 행사에 왜 불참했느냐. ‘이거 한미 동맹 적신호 아니냐.’ 이런 얘기 나왔고. 야당 쪽에서는 ‘이런 행사보다 정책에 더 신경 써라.’ 이런 비판도 나왔거든요.

    ◆ 탁현민> 정책에 열심히 신경 쓰고 계시죠. 신경을 쓰고 있고 걱정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 물론 제가 정책을 담당하는 건 아니지만. 한미 우호와 관련해서는 한미연합사령관의 불참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건 무슨 의도적인 어떤 행동이라고 보시면 안 되고 당일 미국에서 중요한 장성 회의가 있었어요. 아마 합참의장 위취임식 같은 행사가 있었을 텐데.

    ◇ 김현정> 미국 본토에서?

    ◆ 탁현민> 네. 그러면 연합사령관은 거기를 가야 되는 거예요. 그게 우선이죠, 본국의 행사인데. 그리고 아마 제 기억에는 그거 조선일보에서 먼저 보도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도 그렇게 추측 보도들이 쏟아지니까 오히려 연합사에서 트윗을 남겼잖아요. ‘그런 거 아니다.’

    ◇ 김현정> 거기에서 남겼어요? 오해하지 마시라. 하여튼 국군의 날 조정할 수는 없으니까.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대구 공군기지(제11전투비행단)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황진환기자

     

    ◆ 탁현민> 이게 정말 창피한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는 연합사령관이나 우리 국방부는 아무 문제 없이 서로 잘하고 있는데 너네 자꾸 문제 있는 거 아니냐고 부추기는 이런 왜곡적 행태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제 이 뒷말이 좀 있길래 제가 직접 여쭤보고 싶었어요.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 지금 여러분 만나보고 계십니다. 나오셨기 때문에 제가 이 이슈를 잠깐 안 여쭐 수가 없네요.

    지난 27일에 페이스북에다가 시 한 편을 올리셨는데 이게 박노해 시인의 ‘살아서 돌아온 자’라는 시를 갑자기 올리셔서 화제가 좀 됐더랍니다. 내용은 이런 거였어요.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 진실이 무르익는 시간이 있다. 그러니 다 맞아라. 눈을 뜨고 견뎌내라. 고독하게 강인해라. 자, 이제 진실의 시간이다.’ 제가 중간중간 생략했습니다마는 이게 조국 장관을 염두에 두고 올린 시냐, 아니냐. 막 해석들이 분분했는데요.

    ◆ 탁현민> 일단은 제가 일하는 곳이 지금 창성동에 별관에 있는데 그 앞에 카페가 하나 있어서 갔어요. 카페가 하나 있어서 갔는데 화장실에 그 시가 붙어 있더라고요.

    ◇ 김현정> 화장실에서 보신 거예요?

    ◆ 탁현민> 그래서 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시를 읽고 조국 장관님을 떠올렸던 건 사실입니다.

    ◇ 김현정> 그렇습니까?

    ◆ 탁현민> 그런데 그 시가 조국 장관과 관련해서 박노해 시인이 썼던 것인지는 저는 몰랐어요. 아마 그렇게 제가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아마도 그게 그렇게 박노해 시인이 썼던 시라고들 하시더라고요. 인터넷에서 몇몇 분들이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그 시를 읽는 순간 조국 장관님의 처지와 심경 이런 것들이 좀 생각이 나서 그 시를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에 올렸던 건 맞습니다.

    ◇ 김현정> 페이스북에 쓰신 건 맞군요. 사실은 조국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청와대에 있을 때, 같이 근무하셨던 거잖아요?

    ◆ 탁현민> 근무보다도 오랫동안 서로 일을 했었죠, 같이.

    ◇ 김현정> 이분이 임명이 되고 지금 사실은 굉장히 국론도 분열되고 정쟁도 치열하고 혼란한 상황이 50일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 상황을?

    ◆ 탁현민> 그것도 제가 한번 의견을 공개적으로 드린 적이 있는데 저는 사임함으로써 져야 하는 책임과 그 일을 완수함으로써 져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조국 장관은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뭐 제 개인적인 견해니까. 그 자리를 벗어남으로써 혹은 물러남으로써 져야 하는 책임은 그 자리에 있을 때 충족치 못했던 행동들에 대한 평가. 그러니까 자기가 자기 맡은 바 임무를 다하지 못하면 물러나야죠, 그건. 그런데 조국 장관은 이제 시작하는 그리고 첫발을 떼는 과정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조국 장관이 부여받은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그분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제대로 검찰 개혁해내는 게 이제 주어진 숙제고 임무다?

    ◆ 탁현민> 그걸 못하면 당연히 물러나야죠. 저는 뭐 그 부분은 그렇게 나눠서 생각하는 것이 낫지 않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실 수는 없겠지만 그 부분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 탁현민> 글쎄요. 검찰 수사는 검찰의 입장이 있겠죠. 그런데 일부의 국민들께서도 그렇고 또 그리고 그 반대편에 있는 분들도 그렇고 수사를 막을 수가 있는 건가요? 없잖아요. 수사의 강도라든지 이런 것들에 차이는 있겠지만 수사는 시작됐고 그리고 이제 그 결과를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거고. 그것은 그것대로.

    ◇ 김현정> 수사는 수사대로, 개혁은 개혁대로.

    ◆ 탁현민> 그렇죠. 아니, 이게 현실적으로 어떤 정무적 판단에 따라서 수사를 멈추거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걸 대통령이 명령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보편적인 상식이나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수준과 수위는 각각의 판단이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그래요. 아니, 뭐 그 시도 올리셨고 여러 의견들을 아마 가지고 계신 게 아닌가 싶어서 제가 잠깐 좀 여쭸고. 지난 5월에 탁 위원 출연하셨을 때 그 당시 관심사는 뭐였냐 하면 세간의 관심사는 조국, 유시민. 이 두 사람이 출마를 하겠느냐, 안 하겠느냐. 이게 굉장히 그 당시 관심사여서 제가 질문을 드렸을 때 뭐라고 답을 하셨냐 하면 원치 않는다고 피하지는 못할 거다, 그분들. 그런 말씀하셨거든요.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하세요?

    ◆ 탁현민> 글쎄요. 그사이에 이제 더러 뵙기는 했는데 조국 장관님 같은 경우는 지금 자리도 그렇게 원하는 자리는 아니었을 거라고 봐요, 저는.

    ◇ 김현정> 그래요?

    조국 법무부 장관이 30일 경기도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박종민기자

     

    ◆ 탁현민>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어떤 야망이나 야심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그 자리에 간 건 아니라고 저는 알고 있고.

    ◇ 김현정> 총선 나가라는 민주당의 요구가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법무부 장관을 원해서 갔다라고들 많이들 듣고 있었는데 아니에요?

    ◆ 탁현민> 글쎄요. 자기가 자신의 책임이라고 느껴서 하는 것과 실제로 그걸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조금 차이가, 뉘앙스에 차이가 있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유시민 이사장님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는 뭐 안 할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이제 안 할 거라고 보세요?

    ◆ 탁현민> 이제 안 할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때랑 5월이랑 말이 달라지셨어요.

    ◆ 탁현민> 그사이에 또 너무 많은 말씀들을 하셨고 이제 본인이 아마 일종의 어떤 퇴로를 차단하는 듯한 인상을 좀 많이 받아서. 다시 또 어쩔 수 없이 내가 정치를 다시 합니다. 이렇게 하기는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이제는. 가깝게 지내는 분이니까 제가 한번 이건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이렇게 여쭤봤고. 그나저나 요새 청와대 나온 분들한테는 다 이 질문드리는데 총선 요청 같은 거 안 받으세요, 출마?

    ◆ 탁현민> 저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굳이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별로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고 별로…

    ◇ 김현정> 요청도 없고?

    ◆ 탁현민> 없지는 않았습니다마는, 뭐. 하여튼 정서가 다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쪽 정서하고?

    ◆ 탁현민> 정치하시는 분들과 저의 정서가 많이 다르고.

    ◇ 김현정> 탁 위원의 정서는 무슨 정서예요?

    ◆ 탁현민> 저는 그런 게 별로… 싫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PD 정서입니까, 예술가 정서?

    ◆ 탁현민> 약간 그런 쪽에 가깝지 않나 싶어요. 그냥 행사 멋있게 하고 그 행사를 통해서 사람들이 감동받는 것이 훨씬 좋고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쪽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속된 말로 ‘딴따라 정서’? 박진영 씨가 얘기하는?

    ◆ 탁현민> (웃음) 그럴 수도 있죠.

    ◇ 김현정> 그런 데서 보람을 느끼는.

    ◆ 탁현민> 그게 훨씬 저하고 맞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대중이 감동받는 데서 보람을 느끼는. 왜 당의 홍보위원장직. 그거 제안 오면 제안 오고 나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러셨잖아요. 제안 왔어요, 그사이에?

    ◆ 탁현민> 사적으로 연락을 한번 받았는데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 김현정> 안 하겠다고 하셨어요?

    ◆ 탁현민> 하고 싶지 않습니다.

    ◇ 김현정> 왜요?

    ◆ 탁현민> 아까 말씀드린 이유가 가장 크고요.

    ◇ 김현정> 아니, 의원이 되는 것도 아닌데?

    ◆ 탁현민> 그것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모르겠어요. 저는 제 역할이랑 현실 정치에서 기여하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생각이 조금 바뀐 게 있는데, 청와대 생활하면서. 그러니까 어떤 정파나 진영에서 제가 기여하는 것보다 이를테면 국군의 날 같은 경우는 그런 게 없잖아요. 그런데 그런 쪽의 정서가 훨씬 더 저와 부합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어떤 이를테면 아주 유치하게 얘기하면 나는 진보야. 혹은 나는 진보주의자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인생을 살았던 것 같은데 어떤 이데올로기나 진영으로 제가 규정되는 것이 저에게 무척 손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그래서 실제로 저는 이번 국군의 날 행사도 하면서 거기 보면 해병전우회라든지 재향군인회라든지 그동안 뭔가 이렇게 불편하게 바라보게 됐던 분들이 있거든요, 실제로 국가 유공자라든지. 약간 개인적인 얘기를 조금만 덧붙이면 실은 저희 아버지가 국가 유공자예요, 참전 유공자예요.

    ◇ 김현정> 그러세요?

    ◆ 탁현민> 그런데 제가 아버지하고 오랫동안 갈등이 있었어요. 평생을 두고 갈등.

    ◇ 김현정> 왜, 정치적인 견해가 달라서요?

    ◆ 탁현민> 견해도 다르고 정서도 다르고. 그런데 이제 제가 청와대 들어오고 나서 어떤 한쪽 정파 혹은 정치적 입장과 다른 그러니까 중간의, 국가적 차원의 일들을 경험하면서 몇 가지 아버지에 대한 이해를 좀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차원도 좀 있고. 그래서 제가 앞으로 뭔가를 계속해야 한다면 어떤 정파나 정치적 이해와는 다른.

    ◇ 김현정> 갇히지 않겠다?

    ◆ 탁현민> 좀 더 화합 혹은 훨씬 더 국민적 차원의 국가적 차원의 일들이 제 정서를 드러내는 데도 그렇고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데도 훨씬 더 낫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11월에 아세안 정상 회담 열리면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올 수도 있다라는 얘기가 있잖아요. 이거 준비하세요, 혹시?

    ◆ 탁현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올 것만 준비한 게 아니라.

    ◇ 김현정> 아세안을 준비하고 계세요?

    ◆ 탁현민> 아세안 정상 회의와 관련한 몇 개의 주요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김정은 위원장이 혹시 오면 거기서 또 1:1 정상 회담이 이루어질 텐데 그것도 염두에 두고 계세요?

    ◆ 탁현민> 그건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겠죠. 다자 회담 안에 들어올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거고 당연히 뭐 양자는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 김현정> 당연히 있겠죠.

    ◆ 탁현민> 남북 양자는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또 아세안이 어쨌든, 이번에는 아세안도 있지만 한-메콩도 같이 있는 행사라 부대 행사들이 꽤 많아요. 그러면 이제 북쪽 정상이 어디까지 참석을 할지, 하게 되면. 그 계기마다 또 수위를 정해야 되고 또 한반도의 남쪽인 부산이라는 곳에 오신다면. 그 부분에 대한 여러 또 장치들도 만들어놔야 하고 그래서 좀 아세안은 준비할 것도 많고 일도 좀 많고.

    ◇ 김현정> 올 수도 있다는 얘기를 좀 들으면서 준비하고 계세요?

    ◆ 탁현민>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거기서 깜짝 놀란 뭔가 있겠네요, 탁현민식 감동.

    ◆ 탁현민> 고민을 좀 많이 해야죠.

    ◇ 김현정> 여기까지 이야기를 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 탁현민 청와대 행사자문위원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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