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기업들이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페인트 제품에서 어린이에게 유해한 납 성분이 기준치보다 1천배 이상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2일 노동환경건강연구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판매중인 18개 페인트 가운데 11개 제품에서 납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5개 제품에선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이 규정하고 있는 안전기준 90ppm 이상의 납이 검출됐다. 또 4개 제품에선 안전기준의 1천배, 환경보건법의 중량기준 0.06%를 200배 이상 초과한 납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A사의 광명단 페인트에선 어린이 안전기준 90ppm의 1888배인 169,929ppm, 환경보건기준 0.06%의 283배인 17.0%의 납이 검출됐다. B사의 유성페인트에선 기준치의 1477배인 132,965ppm, 환경보건기준의 221배인 13.3%의 납이 검출됐다.
또 C사의 유성페인트 2종에선 각각 127,687ppm(1418배), 환경보건기준의 213배(12.8%), 132,065ppm(1467배) 환경중량기준의 221배(13.2%)의 납이 검출됐다. D사의 프라이머 페인트에서도 975ppm(10.8배)의 납이 검출됐다.
이들 기업들은 2016년 환경부와 '페인트 유해화학물질 사용 저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고 6가크롬화합물, 납, 카드뮴을 페인트에 사용하지 않고 대체물질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기업들이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납 중독은 세계 질병 부담률 중 약 0.6%를 차지한다. 어릴 때 납에 노출되면 지능이 낮아져 정신 지체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납 중독을 공식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UNEP(유엔환경계획)는 페인트내 납 함량을 90ppm 이하로 제한하고 있고, 미국·일본·중국·필리핀·인도 등도 함량을 90ppm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EU(유럽연합)는 페인트에 납 사용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모든 용도의 페인트에 적용되는 납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
신 의원은 "정부가 규제를 조속히 마련하고,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제품들이 어린이 용품과 시설에 사용되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