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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움직이고 유승민 호응할까…군불 때기 들어간 통합론

국회/정당

    황교안 움직이고 유승민 호응할까…군불 때기 들어간 통합론

    황교안 "모든 문 열어놓겠다…대의 앞에 소 내려놔야"
    부산 지역 의원 회동 보수대통합 테이블에
    유승민 "빠른 시일 안에 결론" 탈당 임박 시사
    당내 의견 수렴 행보, 한국당 이학재 의원 만남
    큰 틀에선 속도…디테일에선 여전한 줄다리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바른미래당 유승민계를 향해 "모든 문을 열어놓겠다"며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유승민 대표는 "결론을 빠른 시일 내에 내리겠다"며 탈당 임박을 시사했다. 양측의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보수대통합의 군불이 지펴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디테일에 들어가서는 여전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탄핵 반대 세력이 자리한 제1야당의 대표와 개혁보수의 수장, 양측 간극이 아직 크다는 분석이다.

    ◇劉 "빠른 시일 내 결단"…黃 "문 열어놓겠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일 당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 탈당자가 복당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모든 문을 열어놓고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통합의 걸림돌로 인식되는 '탄핵 책임론'에 대해서는 "말해도 듣지 않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려고 한다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큰 대의 앞에 소를 내려놓고 힘을 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당이 가시화된 바른미래당 유승민계를 향해 한국당 복당의 '문턱'은 사실상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강한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건 없이, 탄핵 책임도 물을 필요 없이 일단 들어오라는 얘기"라며 "일부 반대 목소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보수대통합이라는 대명제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 행보와 통합 논의는 맞물리고 있는 모습이다. 황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에서 부산 지역 의원들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는 비박계 수장인 김무성 의원,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공교롭게도 김무성 의원은 이날 오전 토론회에서 "사실상 분당 상태인 바른미래당의 양심 세력과 통합을 위한 협상을 더욱 적극적으로 시작해달라"고 촉구한 상태였다. 자연스럽게 통합 논의가 테이블에 올랐다. 자리에 참석한 한 의원은 "보수통합 필요성을 얘기했고, 황 대표가 이에 공감했다"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개혁보수 한 축인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도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비당권파로 꾸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행동) 수장을 맡은 그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할지 결론을 빠른 시일 안에 내리겠다"라고 말했다. 탈당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셈이다.

    바른정당계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손학규 대표 체제가 계속되면 탈당을 감행할 수밖에 없다"며 "국감이 끝나기 전이라도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 대표는 결단 전에 당내 의견 수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오는 4일에는 원외위원장, 5일에는 청년정치학교 인사들과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유 대표는 "당내 뿐만 아니라 당밖에서도 개혁적 보수인사를 만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 대표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17일째 국회 앞에서 단식을 이어가는 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을 찾아가기도 했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 창당에 일조했다가 지난해 12월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유 대표의 통합 행보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유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보수 전체가 반성하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같이 뜻을 모으는 동지의 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이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1야당인 한국당이 허약하고 지리멸렬하니 보수야권 통합도 제자리만 맴돈다. 스스로 무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호응했다.

    한편 한국당은 3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예고했다. 변혁행동의 경우 대학로에서 집회를 고려하고 있다. '반(反) 문재인·조국' 연대를 고리로 황 대표와 유 대표의 움직임이 이어지며 보수통합의 군불이 지펴지는 셈이다.

    고심하는 유승민 (사진=연합뉴스)

     

    ◇디테일에선 미묘한 줄다리기

    다만 디테일에 들어가서 양측의 미묘한 줄다리기는 여전히 감지되고 있다.

    황 대표의 '문을 열어놓겠다'는 언급은 개방적으로 보이지만, 기득권을 내려놓기 보다 '백기투항'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게다가 당내 주류이자 지지기반인 친박계는 여전히 유 대표를 반기지 않고 있다. 친박계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유 대표는 한국당에 절대 오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에 오게 되면 보수분열에 대한 사과부터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대통합을 원하는 비박계 일각에선 "황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반론하지만 세가 약할 뿐더러, 황 대표 측근 그룹은 "300만명 당원을 이끄는 대표가 뭘 내려놓아야 하느냐"며 일축하는 모양새다.

    유 대표의 경우 그간 '변화가 없는 한국당과 통합하지 않겠다'고 여러차례 밝혀왔다. 변혁행동 출범 후 기자회견에서는 "지금 한국당이 새로운 보수의 모습으로 재건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변혁행동이 갈 길에 대해선 "개혁적 중도보수 정치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을 낡은 보수로 인식하고, 개혁보수 깃발을 내걸어 제3지대로 나설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셈이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통화에서 "황 대표가 당내 혁신을 하지 않는 한, 유 대표가 탈당을 감행하더라도 한국당에 들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빅텐트를 치는 것이 보수대통합의 유력한 방법이지만 이마저도 결국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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