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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북미 3개월만에 마주앉아… 미국의 '새 셈법' 나오나



통일/북한

    오늘부터 북미 3개월만에 마주앉아… 미국의 '새 셈법' 나오나

    김명길, 비행기 오르며 "큰 기대와 낙관 가져가고 결과도 낙관한다"
    다만 실무협상 결과는 예측불허… '새로운 셈법'은 아직 안개 속
    "예비접촉 하는 이유는 '새 셈법' 가져왔는지 확인 위한 것"
    북극성 SLBM 발사하며 '새 셈법' 압박… 김정은은 불참
    미국은 신중한 반응… 당장 큰 영향 주지는 않을 듯

    (그래픽=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이 4일 예비접촉에 이어 오는 5일엔 실무협상에 들어가기로 함에 따라, 판문점 남북미정상회동 이후 약 3개월만에 비핵화 문제가 다시금 진전을 보일지 주목된다.

    북한이 협상 일정 발표 약 13시간 만에 발사한 북극성-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일단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읽혀지는 가운데, 양측이 서로 어떤 카드를 내놓고 협상에 임할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 김명길 "큰 기대와 낙관 가져간다, 결과에도 낙관"… 양쪽 카드에 관심 주목

    북한 외무성 최선희 제1부상은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조미(북미) 쌍방은 오는 10월 4일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조미관계의 긍정적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일단 실무협상의 장소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3일 북한 측 수석대표로 알려진 외무성 김명길 순회대사, 조철수 미국 담당 국장과 권정근 전임 국장이 베이징에서 스톡홀름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름에 따라 실무협상 장소는 스웨덴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김명길 순회대사(사진=연합뉴스)

     

    김 대사는 공항에서 취재진들에게 "조미 실무협상을 하러 간다"며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었으므로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가고,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 부상과 김 대사의 이같은 발언에도 실무협상이 어떻게 진전될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앞서 여러 차례 담화를 통해 미국 측에 '새로운 셈법'을 들고 나올 것을 계속해서 요구해 왔다.

    지난 9월 20일 김명길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을 비판하며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것에 대해 "나는 미국 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협상(북미실무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싶다"고 담화를 통해 밝혔다.

    김 대사는 그러면서 "조미(북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 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며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정치감각과 기질의 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9월 27일 외무성 김계관 고문(전임 제1부상)은 "워싱턴 정가에 아직까지 '선 핵포기' 주장이 살아 있다"며 "또 한 차례의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겠는가 하는 회의심을 털어버릴 수 없다"며 다소 비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김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며 "나와 외무성은 미국의 차후 동향을 주시할 것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북한은 이른바 '하노이 노딜'이후 이런 식으로 '새로운 셈법'과 함께 제재 해제와 안전보장 문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미국이 이같은 '새 셈법'을 내놓았다는 구체적인 정황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이 4일 예비접촉에 이어 5일에 실무협상을 하는 이틀간의 일정을 잡은 것 또한,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원칙에만 합의했을 뿐 나머지 쟁점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자문연구위원은 "실무협상에 들어가기 전 북한은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가져왔는지 확인이 필요하고, 미국은 전제조건 없이 일단 만나자고 하고 있다"며 "이번 실무협상은 확실하게 뭔가가 합의됐다기보다는 아직 북미간 이견 차이가 여전한 가운데 열리는 상황이고, 예비접촉은 미국의 셈법이 어떤지를 북한이 타진하는 성격이다"고 분석했다.

    ◇ 일정 발표 바로 다음날 SLBM 발사… '수위 조절'한 압박 메시지, 당장 큰 영향은 없을 듯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은 북한이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3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은 최 부상의 담화에 이어 13시간 정도 지난 2일 오전 7시 11분쯤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를 북극성 계열의 SLBM으로 추정했고, 다음 날 북한 당국 또한 '자위적국방력강화의 일대 사변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 새형의 잠수함탄도탄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 이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새형의(새로운) 탄도탄 시험발사는 고각발사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며 "시험발사는 주변 국가들의 안전에 사소한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협상 개시 발표 직후 이같은 발사를 감행한 것은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갖고 나오라는 강한 압박을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일 국방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한의 발사 의도와 관련해 "실무협상에서 최대한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협상을 앞두고 레버리지(leverage) 강화를 위한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은 중요 전략무기인 SLBM의 시험발사임에도 이례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를 직접 참관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실무협상을 앞두고 메시지에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북한이 한계치에 근접하긴 했지만 완벽한 SLBM을 발사한 것은 아닌 만큼, '협상 판'을 깬다기 보다는 미국을 향해 적극 협상에 나서라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또한 이같은 발사에도 불구하고 2일(현지시각)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동맹들과 상의하고 있다"거나,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이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는 짧은 반응만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3일(현지시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이번에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너무 나간 것 아닌가'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은 대화하기를 원하고 우리는 그들과 곧 대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 국방부 조너선 호프먼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일본 고노 다로 방위상과 전화통화를 했다면서 "양측은 북한의 시험발사가 불필요하게 도발적이고 외교의 장을 만들지 못한다는데, 북한이 이런 시험발사를 중단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가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높은 수위의 비난은 자제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조성렬 자문연구위원은 "북극성 SLBM을 쏘면서 북한은 미국에게 문제 제기를 한 상황인데, 현재 실무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최고 지도자간의 신뢰를 깨지 않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며 "미국 입장에선 불쾌하지만, 협상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언급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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