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검찰소환을 앞뒀던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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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화될지 주목된다. 검찰의 본격적인 조사는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 이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3일 정 교수 조사를 마치고 다음 날인 4일에도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을 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교수 측이 "건강상 이유로 조사가 어렵다"는 취지를 전달해 와 실제 조사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교수는 지난 3일 오전 9시쯤 검찰에 소환돼 8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고 오후 5시10분쯤 귀가했다. 그러나 점심 식사 및 휴식시간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5시간 안팎의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사를 마치면서 조서에 날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조서를 검토하면 확인했다는 뜻으로 날인을 한다. 이는 정 교수에 대한 첫 조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는 의미다.
검찰은 정 교수 앞으로 제기된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등 의혹의 양이 방대해 최소 1~2차례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 측은 일단 이날 검찰에 출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은 "정 교수의 건강이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여 5일에는 출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라면서도 "검찰과의 합의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정 교수에 대한 장시간 조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검찰 조사 이후 건강상태 악화를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지난달에도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정 교수 측은 "정 교수가 2004년 유학시절 흉기를 소지한 강도로부터 건물을 탈출해 두개골 골절상을 당해 아직도 심각한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6살 때 사고로 우안도 실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이유로 검찰 조사시 검사님의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고 심각한 어지럼증과 구토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변호인과 장시간 대화를 나누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당한 트라우마로 그간 주변에 밝히지 않아 왔으나 장시간 조사를 받거나 연속된 조사를 받지 못하는 사정에 관한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이 이날 출석하겠다는 정 교수 측의 입장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당장 이날 각종 시민단체는 서초동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정 교수 측이 건강상의 문제로 조사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검찰 수사 관행을 비판하는 여론의 압박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검찰 수사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자칫하면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한다는 뭇매를 맞고 수사에 힘이 빠질 수도 있다.
이후 정 교수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바로 이뤄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오는 7일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서다. 조 장관 의혹 수사를 담당하는 3차장검사 산하에는 국감 도마에 오를만한 이슈가 산적해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겨냥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이고,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도 피의사실 공표 문제 등으로 정치권에서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국정감사가 이뤄지는 오는 7일까지 조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 의원들이 요청하는 자료를 실시간으로 정리하다보면 정 교수 소환조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최소 오는 7일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검찰 수사는 다소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선 정 교수 측이 '시간끌기'를 통해 변호 전략을 세운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3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확인한 내용과, 먼저 기소된 조 장관의 5촌조카 조모씨의 공소사실을 파악한 뒤 천천히 대응 논리를 짜둘 수 있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