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이 5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프로농구 개막전에서 고양 오리온의 마커스 랜드리를 제치고 레이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브랜든 브라운에게 우직한 면도 보이고 든든합니다"
국내 최고의 빅맨으로 평가받는 오세근과 수년동안 검증된 스코어러 브랜든 브라운이 호흡을 맞춘 안양 KGC인삼공사가 프로농구 개막전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김승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안양 KGC인삼공사는 5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고양 오리온과의 개막전에서 73대71로 승리했다.
오세근은 약 28분동안 출전해 14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오세근은 "기분 좋다. 비시즌 연습한대로 초반에 잘 풀렸다. 후반에는 자꾸 외곽으로 밀려서 공격을 하다보니 우리 농구를 못했다. 후반에 체력이 힘들어 집중력이 많이 저하된 게 아쉽다. 그래도 준비한대로 잘 된 것 같아 기분좋게 마무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KGC인삼공사는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오리온은 초반부터 지독한 야투 난조로 인해 고전했다. 3쿼터 중반까지 야투성공률은 20% 초반대였고 3점슛 21개 중 무려 20개가 림을 빗나갔다.
KGC인삼공사는 차분하게 점수를 쌓았다. 오세근과 브랜든 브라운이 버티는 골밑 득점이 바탕이 됐다. 오세근은 골밑에서, 브라운은 하이포스트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 득점 기회를 노렸다.
KGC인삼공사는 4쿼터 중반 오리온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장재석에게 연속 득점을 얻어맞고 64대62로 쫓겼다. KGC인삼공사는 공격 과정에서 실수가 많았고 잠잠하던 오리온의 외곽은 터지기 시작했다.
베테랑들이 위기의 팀을 구했다. 양희종이 3점슛을, 오세근이 속공 득점을 연거푸 터뜨려 스코어를 69대62로 벌렸다. KGC인삼공사는 한숨을 돌렸다.
여러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끝까지 오리온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경기 내내 코트 위 5명의 균형을 잘 유지했기 때문이다.
김승기 감독은 "오세근과 브라운, 양희종이 빠져있을 때 백업 멤버들이 그 시간을 잘 지켜줬다. 덕분에 오세근이 4쿼터를 모두 소화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오세근도 잘해줬다. 주전보다는 백업들이 너무 잘해줘서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위기는 찾아왔다. 4쿼터 막판 이승현과 조던 하워드에 연속 3점슛을 맞고 73대70으로 쫓겼다. 승기를 굳힐 수 있는 기회에서 오세근과 브라운이 총 4개의 자유투를 놓치면서 위기가 계속 됐다. 이후 집중력을 되찾아 근소한 점수차를 지켜냈다.
브라운은 18득점 15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오세근과 브랜든의 조화는 정통 외국인 센터가 없는 오리온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됐다.
오세근은 "브라운이 높이가 확실하게 높지는 않지만 우직한 면이 있어 든든하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리바운드를 잘 잡아주기 때문에 그 부분이 잘 맞는다"고 서로의 호흡을 평가했다.
이어 "지난 시즌 전주 KCC에서 뛰는 모습을 봤는데 같이 해보니 생각보다 이타적이고 주고 받는 패스를 잘하는 것 같다. 데이비드 사이먼과 뛸 때와 느낌이 다르기는 하지만 비슷하게 하기 위해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브라운도 잘 맞추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건강한' 오세근이 버티는 KGC인삼공사는 무서운 팀이다. 지난 미디어데이에서 여러차례 반복된 말이다. 역으로 해석하면 오세근의 몸 상태에는 늘 의문부호가 달린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다. 이에 대한 오세근의 생각은 어떨까.
오세근은 "지난 시즌 건강하게 시작했는데 국가대표 차출 전에 부상을 당했다. 대표팀에 가지 않을 수가 없어서 다친 상태로 뛰었고 돌아와서 경기를 하다가 크게 다쳤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른다. 최대한 조심하겠지만 몸을 사린다는 건 아니다. 더 집중하고 조심하면 몸 관리가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