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첫 발병지인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매몰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의 새 발병 소식이 나흘째 끊겼지만 방역당국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 ASF가 며칠씩 간격을 두고 집단적으로 발병하는 양상을 보이는 까닭에 "잠잠하다가도 언제 어디서든 다시 나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여전히 위험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상황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해 소독과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경기 포천시 관인면과 충남 보령시 천북면에서 ASF 의심 신고가 들어왔지만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지난 3일 경기 김포시 통진읍의 한 농장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은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위중한 상황"이라는 방역 당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현재까지 국내 ASF 감염 돼지들이 며칠씩 간격을 두고 새로운 농장에서 발견되는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ASF는 지난달 16일과 17일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과 연천군 백학면에서 연달아 발병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뒤 닷새 동안이나 잠잠하던 발병 소식은 23일 경기 김포시 통진읍과 파주시 적성면, 이튿날 인천 강화군 송해면 등지로 뻗어 나갔다.
지난달 27일 강화군 하점면을 마지막으로 역시 나흘 동안 새 소식이 없던 ASF는 지난 2일 경기 파주시 파평면과 적성면, 문산읍과 더불어 김포시 통진읍에서 또다시 발생했다.
5차에서 9차까지는 인천 강화군에서, 10차에서 12차까지 4차 발생지인 김포 파주시에서 집중적으로 발병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며칠간의 휴지기가 있어 한 숨 돌리나 싶으면 또다시 어디선가 새로 감염 돼지가 나타나는 양상이 반복되는 셈이다.
농식품부 오순민 방역정책국장은 이에 대해 "방역 당국에서도 고민 중인 부분"이라며 "각 발생 상황에 대한 역학조사를 조합해봐야 특정한 패턴의 유무 등을 설명할 수 있겠는데 아직은 그 정도 단계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상황이 위중하다"며 준평시 대응 체계를 가동할 시점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선 가늠하기 너무 이르며 상황을 지켜본 뒤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SF는 지난달 16일 경기 파주시에서 최초 발병 신고가 접수되는 등 현재까지 농장 13곳에서 확진 판정이 났지만 방역당국은 아직도 원인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했다.
현재 최초 발병일인 지난달 16일로부터 최대 잠복기인 19일이 지난 탓에 이후 발생하는 ASF는 방역 조치가 미치지 못한 '2차 감염'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현재까지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 인천 강화군 등 89개 농장의 돼지 14만 5546마리를 살처분 완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