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이춘재(56)가 화성연쇄살인 10건을 모두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한 가운데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됐던 윤모 씨가 당시 재판에서 "고문을 당해 허위 자백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확인됐다.
7일 경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윤모(당시 22세, 농기계 수리공) 씨는 지난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박모(당시 13세) 양 집에 침입해 잠자던 박 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10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 씨는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바가 전혀 없는데도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허위로 진술했다"며 항소했다.
이어 "검찰 및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진술하도록 강요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신빙성이 없는 피고인의 자백을 기초로 다른 증거도 없이 살인 및 강간치사죄의 유죄로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2심은 윤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 이래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해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고 있고, 원심 법정에서 검사가 제출한 모든 수사자료를 증거로 함에 동의했다"고 판시했다.
특히 "피고인의 자백, 현장에 범인으로부터 유류된 것으로 보이는 음모 5개와 피고인의 음모에 대한 감정의뢰회보서 및 소견서 등을 종합해 보면 원심이 판시한 피고인의 범죄사실은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3심도 윤 씨에 대해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한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춘재는 최근 화성 10건 중 모방범죄로 알려졌던 8차 사건까지 자신이 저질렀다고 진술해 신빙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8차 사건뿐만 아니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자백한 모든 사건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