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가 명성교회수습안을 결의했으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예장통합 소속 중견목회자들과 평신도들까지 명성교회 수습안을 비판하고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 “공정-정직 중시하는 사회, 목회 세습 공평치 않다고 봐”
예장통합 정기총회가 폐회한 지 2주가 지나가고 있지만 명성교회 세습허용에 대한 비판은 끊이질 않고 있다.
개교회 강단에서는 목회세습에 대한 비판적 설교가 이어지고 있다. 높은뜻덕소교회 오대식 목사는 지난 6일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명성교회 세습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높은뜻덕소교회 오대식 목사 (사진=교회홈페이지 갈무리)
오대식 목사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공정과 정직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고 있다. 누구에게도 특혜나 특권이 있으면 안 된다고 하는 사회법, 시대정신이 있다”면서, “이런 시대에 아버지가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공평하지 못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습을 막고 있다면 교회는 사회에 앞서서 그것을 더 철저히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오 목사는 “교회법이 사회법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사회법 뿐 아니라 도덕과 양심, 하나님의 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거다.
“교회법과 사회법은 상충되는 법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교회법이 사회법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교회에 대한 사회적 우려는 계속 되고, 사회에는 많은 상처를 주게 될 것이다”
◇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인가.. 평신도들 “금권에 굴복한 교회 부끄럽다” 장신대 신대원 94기 졸업생들도 성명서를 통해 교회를 목사의 소유로 생각하는 명성교회와 총회 판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은혜를 내세우며 불의에 눈감고, 거짓 평화로 불법을 덮었다“면서, “총회는 수습안 결의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바로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평신도들도 비판의 목소를 높였다. 104회 통합총회가 열렸던 포항지역의 평신도들은 “교회가 금권의 우상에 굴복한 것이 부끄럽다”면서, “이번 결정은 틀렸다”고 선언했다.
한국교회의 성장이 가로막힐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냈다. “명성교회가 교인과 헌금을 지키는 동안 더 많은 교인과 잠재적 교인들이 실망에 빠졌다“면서, “교인수와 헌금이 교회의 결정을 좌우한다는 인상은 앞으로도 한국교회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신도들은 총회가 지금이라도 이번 결정을 철회하고 한국교회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명성교회 불법세습 반대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세반연 측은 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10만인의 서명을 담아 예장통합총회에 전달하고 이번 수습안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