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코믹과 리얼함, 둘 다 있는 특이한 영화 '판소리 복서'

영화

    코믹과 리얼함, 둘 다 있는 특이한 영화 '판소리 복서'

    단편 '뎀프시롤' 장편으로 만들어, '수궁가' 바탕으로 판소리 넣어
    정혁기 감독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작별 의미 확장"
    엄태구 "조지 포먼 아는 세대가 보셔도 좋을 듯"
    혜리 "엉뚱하고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고 슬프기도 해"
    김희원 "멜로 부분 신선, 판타지 만화 같아"

    오늘(9일) 개봉한 영화 '판소리 복서'는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 복서 병구(엄태구 분)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 분)를 만나 잊고 있던 미완의 꿈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생애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사진=폴룩스㈜바른손 제공) 확대이미지

     

    영화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는 낯설다. 판소리 장단에 맞춰서 복싱을 한다. 구성진 판소리 가락은 영화에 흥겨움을 더하기도 하고 긴박감을 높이기도 한다. 정혁기 감독의 단편 '뎀프시롤'이 확장돼 세상에 나온 버전이 바로 '판소리 복서'다.

    '판소리 복서'는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 복서 병구(엄태구 분)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 분)를 만나 잊고 있던 미완의 꿈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생애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판소리 복서'는 정혁기 감독과 배우 조현철이 공동 연출한 27분짜리 단편 '뎀프시롤:참회록'에서 시작된 영화다. 정 감독은 지난달 30일 열린 언론 시사회 당시 "처음 시작은 단편이었는데, 그 단편을 같이 찍었던 조현철 배우와 제가 학교 다닐 때 누가 장구를 치고 있길래, 장구 장단에 장난으로 섀도 복싱을 해 봤다. 그게 단편이 됐고, 여기 있는 배우들과 함께 장편으로 확장시키게 됐다. 이번엔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작별 이야기의 의미를 확장했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판소리는 기본적으로 '수궁가'를 베이스로 했다. 원래 창을 하시던 명창 선생님은 기존 판소리가 너무 입에 익은 상태여서, 제가 단어를 다 새로 바꾸면 그걸 하긴 힘들다고 하셨다. 선생님께 가사를 받아서 제가 쓸 구절을 글자 수와 음절을 맞춰서 드렸다"라고 말했다.

    출연 계기에 관해, 엄태구는 "단편 '뎀프시롤' 때부터 워낙 그 작품의 팬이어서 장편 시나리오가 제게 왔을 때 너무 기대가 많이 됐다. 대본 보자마자 그다음 날 바로, 감독님 뵙고 너무 하고 싶다고 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혜리는 "사실 처음 봤을 때는 '이게 무슨 얘기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판소리 복싱? 그게 뭐야? 이랬다. 굉장히 엉뚱하고 그러면서도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고 슬프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많이 느껴졌던 것 같아서 꼭 하고 싶었다. 또 엄태구, 김희원 선배님이 이미 하시기로 한 상태여서 '아, 무조건 해야겠다!'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희원은 '판소리 복서'를 '판타지 만화'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 악당이랑 싸우다가 음악이 느리면 지고, 음악이 빨라지면 이기지 않나? (이 영화는) 코믹스럽고 웃기다, 되게 리얼하다 두 가지가 다 있어서 독특하고 재밌다고 생각했다"라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판소리 복서'에서 병구, 민지, 박관장 역을 맡은 배우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 (사진=폴룩스㈜바른손 제공) 확대이미지

     

    영화에서 가장 고생한 인물은 역시 엄태구. 판소리 장단에 맞춰 어색함 없이 복싱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준비했을까. 엄태구는 "일주일에 두세 시간씩 장단을 따로 들었던 것 같다. 복싱 기본기를 배우고 나서 장단에 맞춰 이 동작 저 동작 해 보면서 주변 분들한테 뭐가 더 괜찮은지 물어보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엄태구는 평소에는 어리숙하고 엉뚱한 듯 보이지만 판소리 복싱을 할 때는 진지하고 열정 넘치는 병구 역을 맡아 본격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이런 어리숙한 역할이 처음은 아니었다. 독립영화나 단편영화에서 하긴 했었는데, 병구는 또 다른 캐릭터여서 감독님이랑 리딩도 많이 하고 대화 많이 나눠가면서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멜로 부분은 혜리 씨 보면서 최선을 다했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혜리는 극중 불새 체육관의 신입 단원이자 병구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민지 역할을 맡아 장구 치는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혜리는 "영화 들어가기 전부터 장구 장면을 찍기 직전까지 두 달 정도 거의 진짜 정말 열심히 한 것 같은데, 화면에 잘 쳐 보이도록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엄태구와 멜로 호흡에 대해서는 "최고의 파트너였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김희원은 폐업 직전의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한때 콤비를 이뤘던 병구를 무심한 듯 챙기는 속 깊은 박관장 역을 연기했다. 극중 병구와 박관장은 어떤 사이인 것 같냐고 묻자 그는 "제가 배우 활동하면서 새로운 분을 만났는데, 그분이 연극을 했다고 하면 왠지 모르게 그냥 정이 간다. 병구도 그런 인물 같다. 그러니까 뭐, 나를 보는 것 같은 마음? 계속 무한으로 신뢰하고 나중에 '한번 해 봐라' 하지 않나. 보통은 용기가 없어서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너라도 (하고 싶은 걸) 하라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어떤 관객들에게 특별히 '판소리 복서'를 추천해주고 싶냐는 물음에 정 감독은 "제 욕심이긴 한데 다양한 나이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못 이룬 목표, 점점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가진 분들부터, 어린 친구들은 병구의 도전에 민지가 함께하는 모습으로 영화를 감상해 주셨으면 좋겠다. 나이 있으신 분들은 이런 젊은 세대를 지켜보는 박관장의 시점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엄태구는 "저도 모든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는데, 또 한편으로는 조지 포먼(극중 병구가 롤모델로 삼는 복서)을 아는 세대가 보셔도 좋을 것 같다"라고, 이혜리는 "청춘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인 것 같다"라고, 김희원은 "저도 오늘 처음 봤는데 멜로가 되게 신선하다고 느꼈다. 인간 승리를 안 했는데 꼭 승리한 것 같고, 약간 어거지 코믹도 있지만 신선하고, 너무 많은 볼거리가 있어서 많은 분이 봐도 재밌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세상에 없던 소재를 갖고 나온 코믹 휴먼 드라마 '판소리 복서'는 한글날인 9일 개봉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판소리 복서'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정혁기 감독, 배우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확대이미지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