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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에 뜬 24시간 운영 닥터헬기…섬 주민들 "인천도 도입했으면"

사건/사고

    연평도에 뜬 24시간 운영 닥터헬기…섬 주민들 "인천도 도입했으면"

    지난 8일 경기 외상체계지원단-연평부대 의료 훈련 실시
    훈련 소식 섬 주민에게 반향…"훈련이지만 희망 봐"

    지난 8일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경기도 외상체계지원단과 연평부대 의무소대가 합동 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해병대 연평부대 제공)

     

    "이 훈련은 의료시설이 미비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중증외과수술을 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 응급의료 전용헬기(이하 닥터헬기)를 타고 인천 옹진군 연평도 해병대 연평부대를 찾은 이국종 경기도 외상체계지원단장은 진지한 모습으로 의무병들에게 말했다.

    이 단장이 이날 연평도를 찾은 건 중증외상환자 발생상황을 가정한 합동훈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연평도에서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했을 때 환자가 생명을 건질 수 있는 시기인 '골든아워(Golden Hour)' 내의 대응 능력을 기르기 위한 훈련이다.

    이 단장이 속한 경기도 외상체계지원단과 해병대 연평부대가 훈련에 참가했다. 인천에도 닥터헬기 소관병원이 있지만, 해병대 연평부대가 이 단장이 근무하는 아주대학병원 권역외상센터와 2013년부터 인연을 맺은 게 계기가 돼 이번 훈련이 성사됐다. 경기도 외상체계지원단은 지난 8월 31일부터 전국 최초로 닥터헬기를 24시간 상시운영하고 있다.

    마침 훈련 당일 서해5도에 강풍·풍랑 특보가 발효돼 여객선이 통제되는 등 기상이 좋지 않아 훈련은 더욱 실전을 방불케 했다.

    훈련은 연평부대 내에서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했다는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이 단장을 비롯한 중증외상환자 의료진과 연평부대 의무병들이 부대 내에 신속하게 임시 수술실을 만들어 응급수술을 벌인 뒤 안정된 환자를 다시 병원으로 옮기는 순서로 진행됐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훈련은 실제상황에 가까운 훈련이 이뤄지면서 오후 2시에 종료됐다.


    지난 8일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이뤄진 중증외상환자 발생상황 합동훈련에서 이국종 경기도 외상체계지원단장이 연평부대 의무소대원들과 훈련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해병대 연평부대 제공)

     


    5시간여 동안 이뤄진 훈련이었지만 연평도를 비롯한 인천지역 섬 주민들에게 반향은 컸다. 인천 지역에도 도입돼야 한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무엇보다 응급환자를 태워 다시 병원으로 옮기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는 소방·해경헬기와 달리 닥터헬기는 도착 즉시 응급수술이 가능해 치료 시작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훈련 소식을 전해들은 박태원 서해5도 평화수역 운동본부 상임대표는 "비록 훈련이었지만 섬 주민들에게도 이같은 의료가 가능하다는 기대감을 줬다"며 "인천 지역에도 하루 빨리 도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료시설이 미비한 섬 주민들에게 중증외상사고 '사형선고'와 다름없었다. 특히 서해 최북단인 서해5도의 의료체계는 더욱 미비하다.

    올해 8월 행안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발표한 '옹진군의 응급환자 헬기이송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보면 인천지역 닥터헬기 소관병원인 가천대 길병원에서 옹진군 내 섬지역의 평균 직선거리는 91.4㎞이고, 닥터헬기 요청부터 이송까지는 94분이 소요됐다. 서해최북단인 백령도의 경우 직선거리 187㎞, 평균 이송 시간은 172분이었다.

    2017~2018년 옹진군에서 이뤄진 환자 헬기이송 385건(소방헬기 183건·닥터헬기 177건·해경헬기 25건) 가운데 73.2%인 282건이 백령·연평·덕적·자월도 등 4곳에서 집중됐다.

    이 가운데 백령도의 경우 가장 많은 88건의 헬기 이송환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14건은 기상악화나 이송 도중 환자사망 등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당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의료장비를 완비하고 전문의가 탑승한 닥터헬기가 23개의 섬으로 이뤄진 옹진군의 응급의료에 가장 적합하다"면서도 "일몰 이후 운행이 불가능해 오후 4시 이후 활용도가 떨어지는 한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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