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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군비증강 비난하는 北의 속내…협상 지렛대?

통일/북한

    南 군비증강 비난하는 北의 속내…협상 지렛대?

    北매체, 미국산 무기 구매에 “남북합의에 대한 배신행위” 비판
    핵 개발 정당성 부여 목적 외에 재래식 전력 열세 우려한 반응
    北도 점증하는 中·日 잠재위협 감안해야…군사공동위 구성 시급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톡홀름 북미실무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북한이 F-35A 스텔스기 등 남측의 첨단 전략무기 도입을 다시 비난하고 나서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정세악화를 초래하는 미국산 무기구입책동’이란 제목의 정세론 해설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은 남측이 F-35A와 P-8A 포세이돈(해상초계기) 구매 계약에 이어 미국산 무기 추가 구입을 약속한 점을 거론하며 “북남합의에 대한 공공연한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쩍하면 대화와 평화를 운운하고 있는 현 남조선 당국이 그에 배치되게 외세와 공모하여 침략전쟁무기들을 대대적으로 반입하며 대결 기운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전날 논평에서도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이 간판만 바꾸어 계속 진행되는가 하면 최신 공격형 무기들도 연이어 반입”하는 점을 문제 삼았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 8일 우리 정부가 “미남조선(한미) 동맹을 제창하며 동족을 노리는 외세와 합동군사연습과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첨단무기 증강으로 북남합의를 배신”했다면서 “이전 보수 정권의 망동”과 다를 바 없다고 공박했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는 그 책임을 남측에도 전가하며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고 하면서도 첨단무기 등 군비증강에 대해서는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왔다.

    북측의 이런 태도는 핵 개발의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도 남측에 대한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우려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F-35A 도입 등이 주변국 잠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긴 해도 대북 공격용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F-35에 대해) 북한으로선 ‘참수작전’용이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고 최근 미사일 발사도 그에 대한 반발 성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우리의 군비증강이 북측 주장대로 한반도의 ‘정세악화’와 ‘엄중한 후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그렇다고 타협의 여지도 별로 없다는 점이다.

    중국과 일본이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마당에 방어적 차원의 군비증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지휘소연습(CPX) 차원의 한미군사훈련도 북한이 ‘군사적 예속’이라 비난해온 전시작전권 환수를 위해 이뤄진 것이어서 기존 훈련과는 성격이 다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우리로선 양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며 “북한은 (9.19군사합의에 따른) 군사공동위 구성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바깥에서 비난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남북은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에서 단계적 군축 추진을 약속한 만큼 첨단무기 도입 뿐 아니라 큰 폭의 국방예산 증액도 합의 정신을 거슬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단계적 군축은 군사적 긴장 해소와 신뢰 구축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더구나 주변국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선 유연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지금 대한민국과 북한의 군사력을 다 합쳐도 일본보다도 못 미친다고 본다”며 “남북 간에만 긴장완화 한다고 군축을 하다가는 한민족 전체의 군사력이 너무 왜소해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군비증강 필요성은 어느 정도 인정하되 비무장지대(DMZ) 실질화 등을 통해 군사적 충돌을 완화하고 군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도 군사공동위 구성이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다.

    다만 첨단무기 도입이나 한미훈련 중단이 비현실적 요구라는 점을 북한이 모를 리 없다는 점에서 ‘스톡홀름 노딜’에 따른 협상 지렛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북한은 핵·ICBM 시험 중단과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 등 ‘주동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오히려 ▲15차례 추가 제재 ▲한미군사훈련 재개 ▲한반도 주변 첨단무기 반입으로 ‘생존권’과 ‘발전권’을 위협했다고 반발해왔다. 주동적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 또는 성의 표시를 요구한 셈이다.

    이 가운데 한미훈련과 첨단무기 도입(반입)은 남측도 중대한 국익이 걸린 사안이어서 한미 간의 분업을 통한 대북공조가 가능한 부분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비핵화가 정말로 중요하다면 전략적 포지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면서 “한미훈련을 조건부 유예를 해서라도 북한을 주도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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