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주택 매입·투자 수요가 감소하면서 2분기 가계 여유자금이 1년전보다 2배 늘어났다. 기업수익성 둔화와 정부 재정지출 확대로 기업·정부까지 합산한 전체 여유자금은 줄어들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2/4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3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10조7000억원)에 비해 12조8000억원 늘어났다.
가계 순자금운용 규모는 자금운용액(예금·보험·채권·주식·연금준비금 등)에서 자금조달액(금융권 대출 등)을 차감한 금액으로, 가계의 여유자금을 뜻한다. 한은은 일반 가계와 소규모 개인사업자·비영리단체를 합쳐 통계를 낸다.
지난해 3분기(12조원)와 4분기(11조8000억원)에도 가계 여유자금은 10조원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1분기 26조7000억원 이후 2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가계부채 억제정책에 따라 올들어 신규 주택투자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주거용건물 건설투자는 지난해 2분기 29조90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26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2분기 가계·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금융부채 배율은 2.12로 올 1분기(2.12배) 수준이 유지됐다. 가계의 전체자산에서 빚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못미친다는 의미다. 금융자산은 3858조5000억원, 금융부채는 1820조7000억원으로 2037조8000억원의 순금융자산이 기록됐다.
금융사가 아닌 일반기업체 및 일반정부의 여유자금은 1년전보다 줄었다. 기업 쪽은 경기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조달자금이 늘었고, 정부는 경게부약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로 인해 여유자금이 감소했다.
2분기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조달(순자금운용의 반대 개념) 규모는 –17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15조원)보다 다소 늘었다. 경기둔화에 따라 외감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7.71%에서 올해 2분기 5.22%로 낮아진 상태다.
일반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올 2분기 1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12조5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경기 진작을 위해 정부소비와 투자를 늘린 데 따른 결과다. 기획재정부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지난해 1분기 –1조80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21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2분기 가계·기업·정부 전체를 합산한 국내부문 순자금운용 규모는 9조원으로 전년동기(13조8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 축소됐다.
국내 전체 비금융부문 순금융자산은 2767조3000억원으로 1분기(2748조원)보다 19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금융자산은 8353조5000억원, 금융부채는 5586조2000억원이었다. 금융자산/금융부채 배율도 1분기와 같은 1.50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