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이주열 총재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경기회복 뒷받침'을 강조한 가운데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려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논의한다. 이 총재가 시장에 던진 신호를 감안하면 인하 가능성이 낮지 않다.
11일 금융권 안팎에 따르면 오는 16일 한은 금통위에서 현행 기준금리 1.5%가 0.25%p 인하될 것이란 게 대체적 전망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은 금통위에서 '동결' 소수의견이 수반되는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하향에 따른 인하를 예상했다.
이미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인하 전망을 키운다. 이달 초 1.21%까지 내려갔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1.28%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결정권자인 금통위원들의 최근 국정감사에서의 발언도 인하에 무게를 싣는다.
당연직 금통위원인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전통적 통화정책 수단(금리인하)을 썼는데도 원하는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비전통적 정책수단(국채매입 등 양적완화)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인하론자인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국감 때 유지했다. 동결론 4명 대 인하론 2명으로 나뉘었던 8월 금통위 때보다 인하론이 우세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금통위 의장인 이 총재도 국감장에서 '완화적' 발언을 내놨다. 이 총재는 "국고채 금리를 보면 시장의 기대가 어떤지 안다"며 "(그래서) '경기 회복세에 통화정책 초점을 맞춰야겠다'고, 그렇게 정책 시그널을 시장에 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주 중앙은행이 이달 들어 기준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인 0.75%로 인하하는 등 세계적 완화 경쟁 속에서 한은이 다른 진로를 찾기도 쉽지 않다.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결정할 미국에 대해서도 경기지표 부진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달 금통위에서 인하가 결정되면 기준금리는 2년만에 역대 최저치로 다시 돌아간다. 한은은 경기부진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벌어진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기준금리를 1.25%로 운용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