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경영 고문 부정 채용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황창규 현 KT대표이사 회장이 20시간에 가까운 고강도 조사를 받고 12일 귀가했다.
11일 오전 7시 10분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황 회장은 12일 오전 3시쯤 조사를 마치고 돌아갔다.
황 회장은 조사가 끝난 뒤 "어떤 점을 소명했느냐",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이날 황 회장을 상대로 경영 고문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위촉됐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황 회장은 자신의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회장은 2014년 취임 이후 전직 정치인 등 정관계 인사 10여명을 회사 경영 고문으로 위촉해 불법 로비 활동을 펼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그간 경영 고문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위촉됐는지, 이후 활동과 보수 지급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는지는 물론, KT에 이들을 추천한 인사가 불법 청탁을 했는지까지 광범위하게 수사를 이어왔다.
KT 본사와 서울 광화문지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여러 차례 실시했으며, 황 회장 소환조사에 앞서 KT 임원들을 연달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이번 KT 수사는 지난 3월 KT 새노조가 황 회장을 업무상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한 게 시발점이 됐다. 이들은 황 회장이 2014년 취임 이후 전직 정치인 등 14명을 경영 고문으로 위촉해 자문료 명목으로 20여억 원의 보수를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황 회장을 추가 소환 조사할지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