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 토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 결과 '토스뱅크'가 제3인터넷은행 유력 주자로 부상했다. 상반기 경쟁자였던 키움뱅크가 출전을 포기한 데다, 이번 경쟁자들은 상대적으로 경험과 규모 면에서 취약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예비인가 신청업체가 토스뱅크(비바리퍼블리카), 소소스마트뱅크(소상공인 연합), 파밀리아스마트뱅크(개인) 등이라고 밝혔다. 당국의 방침이 혁신성과 자본안정성 등을 충족하면 2곳 안팎 업체에 예비인가를 내준다는 것이었던 만큼, 상대적으로 주주 구성이 튼실한 토스뱅크의 예비인가 가능성이 높다.
토스뱅크는 상반기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인가 취득에 실패한 뒤 두번째 도전에 나섰다. 금융위는 2개월가량 심사를 거쳐 5월말 토스뱅크 등 신청자 전체를 탈락시킨 바 있다.
연내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한다는 금융위 일정에 따라 토스뱅크는 다음달 중순 최종 심사결과를 받아든다. 상반기에 비해 컨소시엄의 구성이 탄탄해진 데다, 신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적극적 의지를 드러낸 당국의 방침상 토스뱅크의 재도전이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자본건전성을 지적받고 탈락했던 토스뱅크는 이번 컨소시엄에 하나은행(지분율 10%)과 제일은행(6.67%) 등 시중은행을 2곳 참여시키면서 자본조달 능력을 확충했다. 웰컴저축은행(5%)도 토스뱅크에 가담했다. 하나은행·웰컴저축은행은 상반기에는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적이 있다.
토스는 또 중소기업중앙회(10%), 이랜드월드(10%)도 컨소시엄에 유치해 중소기업이나 유통 등 다양한 사업 영역과의 시너지를 꾀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든든한 우군 덕에 상반기 도전 때보다 지배주주인 토스(60.8%→34%)나 외국계 벤처캐피탈 업체들(19.3%→10.33%) 지분이 분산되면서 안정성이 강화됐다.
토스의 낮은 자기자본 비율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이 역시 돌파구가 있을 전망이다. 토스 자본금 중 70% 이상이 상환전환우선주(RCPS)인데, RCPS는 부채로 회계해야 한다는 논란이 있고 회계방식 변경시 재무건전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토스를 '금융사'로 간주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자체가 불필요해진다. KT(케이뱅크), 카카오(카카오뱅크)는 비금융사이면서 인터넷은행의 지배주주를 노렸기 때문에 적격성 심사를 받은 사례다. 금융위는 지난 5월 "토스를 비금융주력자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최종구 당시 위원장)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진출 희망업체들을 대상으로 '종합 컨설팅'까지 제공하면서 신규 인터넷은행 출범에 공을 들인 당국의 의지를 감안하면, 상반기와 같은 전원탈락 사태가 재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토스뱅크의 인가 가능성도 올라간다.
오는 12월 예비인가를 받게 되면 토스뱅크는 인적·물적요건을 갖춰 본인가를 신청하게 된다. 이후 1개월 이내 본인가가 나오게 되면 토스뱅크는 6개월 이내에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한편 2015년 일찍이 '키움인터넷은행K'라는 상표명까지 등록해뒀던 키움증권 측은 이번 경쟁을 기권했다. 결국 토스뱅크 외에 유력 신청자가 없었다는 점에서 금융위의 이번 인터넷은행 유치전 흥행이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