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 (자료사진=연합뉴스)
군 복무 중인 의무경찰의 휴대전화 사용을 확대한 지 수개월 만에 불법 도박으로 적발된 사례가 수두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경 부대 내 근무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창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약 6개월간 부적절한 휴대전화 사용으로 징계를 받은 의무위반 행위는 총 4건이었다.
유형별로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불법으로 스포츠 도박 등을 한 사례가 3건, 부적절한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 1건이었다.
경찰은 2018년 4월 의무경찰의 휴대전화 사용을 처음으로 허가했다. 이어 올해 3월부터는 휴게시간 중 최대 2시간이던 사용 한도를 일과 외 최대 4시간으로 확대됐다.
스마트폰 사용한도를 확대하자마자 불법 도박이 적발되는 등 비위가 잇따른 것이다. 처음 휴대전화 사용을 허가했던 2018년 4월을 기준으로 하면, 의무위반 건수는 10건 이상으로 늘어난다.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서울의 한 부대에 소속된 의경들은 수개월 동안 200차례 이상 수백만원대 불법 도박을 즐기기도 했다. 온라인에 근무복 셀카 사진을 올리거나 음란 영상을 시청하다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이런 의무위반 행위를 적발한 후 관련자들을 영창에 보내는 등 징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약 2만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의경 제도는 오는 2023년 완전히 사라진다.
강창일 의원은 "의경 제도가 몇 년 뒤 없어진다는 이유로 관리 감독 의무가 있는 경찰이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철저하게 불법 행위를 단속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적에 경찰 관계자는 "불법도박이나 음란물 유통 등 사이버 범죄와 관련한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시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