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인 요아힘 베리스트룀은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2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남자축구 남북대결의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사진=요아힘 베리스트룀 공식 트위터 갈무리)
완전히 베일에 가려졌던 2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남자축구 남북대결. 의외의 곳에서 궁금증이 해소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을 상대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치렀다.
손흥민(토트넘) 등 주전 선수를 모두 투입했지만 경기는 득점 없이 무승부로 끝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앞서지만 국내 중계진과 취재진, 응원단의 방북이 무산되는 등 이례적인 분위기 속에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이 경기는 북한이 자국 관중도 통제하는 등 철저하게 비공개됐다. 현장에 있던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북한 주재 외교관 등 제한된 인원이 경기장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전했다. 결국 이들에게서 경기와 관련한 소식이 전해졌다.
29년 만에 평양에서 만난 남과 북은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결국 경고를 두 장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기 초반부터 전례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있었고, 한 차례 충돌이 있어 경기 감독관이 안전요원을 대기하도록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더욱 궁금증을 불렀다.
이에 대해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인 요아힘 베리스트룀은 경기 직후 자신의 SNS에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과 북의 경기를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 가운데 남북 선수들이 충돌했던 일촉즉발의 상황도 담겨있다.
14초의 짧은 영상 속 남북 선수들은 북한 벤치 앞에서 벌어진 대치 상황에서 주심과 손흥민 등의 저지로 정리된다. 대기심이 흥분한 북한 선수들을 돌려보내는 듯한 모습도 담겼다.
베리스트룀 대사는 "아이들 앞에서는 싸우면 안 된다. 그런데 오늘은 경기장에 아무도 없다"면서 "FIFA 경기에서 남과 북이 만나 감정이 격해진 듯하다"고 남북 선수들이 충돌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베리스트룀 대사는 평양 김일성경기장에 울려 퍼진 애국가의 상황도 영상으로 공개하며 "오늘은 평양에 애국가가 울려 퍼진 희망차고 역사적인 하루"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