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김일성경기장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축구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끝까지 문이 열리지 않더라고요."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전. 평양 김일성경기장의 관중 출입구는 굳게 닫혀있었다. 당초 4만 관중이 예상됐지만, 끝내 출입구는 열리지 않았다. 29년 만의 평양 남북전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단장 자격으로 선수단과 동행한 대한축구협회 최영일 부회장은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무관중 경기가 돼 놀랐다"면서 "1시간30분 전에 경기장에 갔다. 문이 열리겠지, 관중 5만이 들어오겠지 기대를 했는데 끝까지 문이 열리지 않았다. 선수와 감독 모두 놀랐다"고 말했다.
무관중 경기에 대한 이렇다 할 답도 듣지 못했다. 북한 관계자들은 질문을 피하기 바빴다.
최영일 부회장은 "무관중 경기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말을 시켜도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물어봐도 대답도 잘 안했다"면서 "왜 이렇게 됐냐고 물으니까 모르겠다고 했다. 정확한 대답 없이 말을 넘겨버렸다. 싸늘한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도 평양을 찾았다. 하지만 북한은 제대로 된 대접조차 하지 않았다.
최영일 부회장은 "사실 우리가 들어가는 곳이 중앙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자리만 사이드로 배치를 했다. 중앙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예 가지 못하게 했다"면서 "다행히 회장님은 들어가 국제축구연맹(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을 만났다. 다만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