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내에서의 RORa 생리적 기전 규명(자료=한국연구재단 제공)
염증성 장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열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백성희 교수·연세대 황성순 교수·아주대 박대찬 교수 연구팀이 핵수용체에 의해 장 내 염증을 제어하는 원리를 찾아냈다고 17일 밝혔다.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은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특성을 보인다. 심한 경우엔 장이 아예 막히거나 장내 일부 벽에 구멍(천공)이 생길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유전적, 면역학적 이상 등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원인과 완치 방법이 밝혀지지 않았다. 궤양성 대장염은 그동안 30~40대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20대 환자도 크게 늘었다.
연구팀은 특정 핵수용체('알오알 알파') 결핍 상태에서 장 내 염증이 더 심해지는 사실을 동물(생쥐) 실험에서 확인했다.
덱스트란 화합물을 통해 장 내 염증 반응을 지속해서 유도했더니 알오알 알파 유전자 결핍 실험군 생존율이 정상 생쥐에 비해 심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장내 상피조직을 적출해 리보핵산(RNA)을 분석한 결과 알오알 알파 유전자가 염증반응 촉진 유전자(NFkB)를 억제하고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시 말해 알오알 알파 유전자가 염증 반응을 막으면서 세포나 조직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장내 항상성 유지 과정을 밝힌 이번 연구는 효과적인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다양한 분자 세포 생물학적 실험으로 미세한 부분까지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며 "이미 시판 중인 알오알 알파 기능 조절제도 염증반응을 일부 저해할 수 있다는 사실도 규명했다"고 전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리더 연구자 지원 사업과 기초연구사업(개인 연구)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 1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