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역대 최저수준 1.25%로 돌아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란 금융업계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정도로는 경기 회복을 장담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저금리 정책의 실효성이나 부작용이 지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단기에 경기가 회복되지 못할 것인 만큼, 한은이 내년 1분기 중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7월과 10월) 두차례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한은 입장대로 올해 마지막인 11월2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달아 인하하기보다는 해를 넘길 것이란 얘기다.
시장의 기대대로라면 내년 1분기 한은 기준금리 1.0%의 시대, 전인미답의 길을 가게 된다. 이 경우 우리보다 저금리인 나라는 스위스(-0.75%), 일본(-0.1%), 유럽연합(0%), 영국·호주(각 0.75%) 정도만 남는다.
추가 인하론은 저조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에서 근거를 취한다. "3분기와 4분기 모두 0.7%이상 성장해야 올해 2% 달성이 가능하다. 올해 성장률은 1.8%대에 그칠 전망(하나금융투자)이라거나, "이번 금통위 스스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1%대로 하락한 점을 지적했다"(NH투자증권)는 평가다.
"글로벌 금리인하 행렬이 좀 더 이어질 것"(삼성증권)이란 점도 추가 인하론을 뒷받침한다. 미국 연준도 금리 인하를 최근 단행했고, 유럽연합 등 주요국도 금리인하나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당사자인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1.25%로 낮췄지만 필요시 금융경제 상황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남아 있다"는 말로 추가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문제는 지속적인 저금리 정책이 가진 정책상의 한계와 이것이 초래할지 모를 부작용이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부작용 우려를 감안하듯 '동결' 소수의견이 2명이나 나왔다.
시중 부동자금이 10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충분히' 완화적인 상황에서 1%대의 금리를 0.25%p씩 미세조정하는 게 효과를 내겠느냐는 의문이 일단 제기된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4개월간 5.25%에서 총 3.25%p 대폭 낮췄다. 2015년 1%대 기준금리가 자리잡은 뒤에는 그때만큼의 효과를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리인하가 반드시 경기를 살린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세월호 참사로 내수가 얼어붙은 2014년 한은은 8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0.5%p(2.50→2.00%) 기준금리를 낮췄다. 그 뒤 나온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은 3.5%였으나, 실제 성과는 3.3%에 그쳤다.
또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10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등 이자가 낮아져도 돈이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의 우려도 지적된다. 정부의 규제정책이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저금리 고착으로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가 재발할 것이란 우려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서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그 과정에서 대외리스크 요인의 영향과 금융안정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