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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두고 온 아쉬움…이다영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농구

    러시아에 두고 온 아쉬움…이다영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전지훈련 도중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대표팀 낙마
    TV로 지켜봐야 했던 대륙간 예선
    소속팀과 대표팀 성적 모두 잡겠다는 각오

    '간절한 기도' 현대건설의 세터 이다영은 힘들게 보낸 지난 시즌과 대표팀에서의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부상이라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현대건설의 주전 세터 이다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시련은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이다영은 이를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이다영은 2019년을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보냈다. 2018-2019시즌을 마치고 한·태 올스타전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모두 소화했다. 일본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에서도 맹활약했다.

    소속팀보다 대표팀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던 이다영.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그렇기에 부상으로 인해 나서지 못한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전은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으로 자리했다.

    이다영은 러시아에서 열리는 대륙간예선전을 대비해 지난 7월 세르비아에서 전지훈련에서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 출전 의지를 불태웠지만 선수의 미래를 생각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만류에 결국 눈물을 삼켰다.

    이다영은 당시를 떠올리며 "개인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었다. 몸도 너무 좋은 상태라 기대도 컸다"면서 "올림픽 티켓만 바라보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부상으로 인해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힘들게 준비했기에 너무나 뛰고 싶었다. 감독님에게도 '뛰고 싶다. 너무나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감독님은 '아킬레스건을 다치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 저를 달래고 배려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자신보다 팀을 더 생각했기에 속상함은 더했다. 이다영은 "내가 아픈 것보다 함께 고생한 대표팀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준비를 많이 했기에 실망감도 컸다. TV로 경기를 지켜봤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당시 대표팀은 이다영과 안혜진(GS칼텍스)의 이탈로 이효희(한국도로공사), 이나연(IBK기업은행)을 긴급 수혈해 예선전을 치렀지만 러시아에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눈앞에 보였던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 "대표팀에서 성장? 아직 배운다는 생각이에요"

    대표팀의 경험은 이다영을 성장하게 했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역시 "다영이가 대표팀을 다녀오고 자신감이 생겼다. 세터는 자신감이 반 이상이다. 자신감이 있어야 운영이 나온다"라며 "장신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센터 블로킹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다영의 성장으로 현대건설의 컬러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도희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팀 구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다영이 많이 힘들어했을 것이다. 대표팀을 다녀오고 토스가 빨라졌다. 이런 부분을 우리 공격수들이 맞춰가야 한다"고 전하며 이다영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도희 감독의 배려에 이다영은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 배운 그대로 하고 있다. 덕분에 팀 컬러도 많아 바뀌게 됐다"고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대부분은 성장했다는 평가를 내놨지만 이다영은 아직 멀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다영은 "성장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아직 못느끼고 있다"며 "지금은 배워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성장보다는 작년보다 더 배웠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 이재영과의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을 꿈꾼다

    2014-2015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다영에게 지난 시즌은 지우고 싶은 기억으로 남았다. 현대건설은 선수들의 부상과 외국인 선수 교체 등으로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면서 9승 21패의 성적으로 리그 5위에 머물렀다.

    이다영도 "지난 시즌 연패가 길어지다 보니 상처도 많이 받았다. 과거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너무 힘들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현대건설은 FA 시장에서 고예림을 영입하며 취약 포지션으로 꼽혔던 레프트 보강에 성공했다. 또 지난 시즌 대체 선수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 마야와도 시즌을 함께 맞이한다.

    백업 역시 탄탄하다. 황연주, 고유민 등은 즉시 전력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신인 센터 이다현은 현대건설 센터진에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들과 함께 시즌을 맞이하는 이다영의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다영은 "(고)예림이 언니의 합류로 팀 전력이 상승했다. 리시브와 수비도 많이 안정된 느낌이다. 팀이 탄탄해졌다"면서 "올해는 선수 구성과 분위기가 너무 좋다. 공격에서 다양한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 기대를 많이 하는 시즌"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라면 당연히 생각하는 우승이라는 꿈. 이다영은 쌍둥이 자매 이재영(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하는 즐거운 상상도 해봤다.

    대표팀에서 이재영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이다영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이)재영이 팀과 붙어보고 싶다. 재영이와 코트를 마주하면서 경기를 펼친다는 것이 올해는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며 "물론 결과는 우리의 승리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고 싶은 욕심도 있다. 이다영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상 없이 시즌을 잘 치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꼭 열심히 준비한 만큼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 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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