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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작은 사나이가 쏘아올린 가장 큰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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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작은 사나이가 쏘아올린 가장 큰 홈런

    20일(한국 시각) 뉴욕 양키스와 ALCS 6차전에서 9회말 극적인 끝내기 2점 홈런으로 휴스턴을 2년 만에 월드시리즈로 견인한 호세 알투베.(휴스턴=AP 연합뉴스)

     

    경기를 끝낸 것은 그라운드에서 가장 작은 사나이였다. 신장 167.6cm, 어지간한 초등학생의 키의 이 남자는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는 최고의 마무리를 무너뜨렸다.

    메이저리그(MLB) 휴스턴이 뉴욕 양키스를 누르고 2년 만의 월드시리즈(WS) 정상 도전 기회를 잡았다.

    휴스턴은 20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6차전에서 6 대 4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AL 정상에 오르며 WS에 진출했다.

    이날의 영웅은 호세 알투베(29)였다. 알투베는 4 대 4로 맞선 9회말 2사 1루에서 양키스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2점 홈런으로 두들겼다. 극적으로 터진 끝내기 2점포였다.

    채프먼은 지난 2016년에 시속 105.1마일, 무려 169.2km를 찍은 적이 있을 만큼 광속구 투수의 대명사다. 최근 구속이 조금 떨어지고 제구에 더 신경을 쓰지만 100마일(약 162km) 안팎의 공을 예사로 던진다. 올해도 3승2패 37세이브 평균자책점(ERA) 2.21의 맹위를 떨쳤다.

    이날 양키스는 8회말까지 2 대 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DJ 르메이휴가 동점 2점 홈런을 날리며 기사회생했다. 상대 마무리 로베르토 오수나로부터 뽑은 짜릿한 한 방이었다. 오수나도 올해 4승3패 38세이브 ERA 2.63을 찍은 특급 마무리.

    분위기는 양키스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양키스도 9회말 수비에서 채프먼을 올리며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채프먼은 예의 100마일 안팎의 강속구로 휴스턴 타자들을 윽박지르며 2아웃을 잡아냈다. 승부는 연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채프먼이 1번 조지 스프링어를 볼넷으로 내보내 심상찮은 조짐을 보였다. 한 방이 두려운 양키스 배터리는 속구 대신 변화구로 승부했지만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채프먼은 포심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으려 했지만 이마저도 되지 않아 출루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는 알투베. 채프먼의 속구 2개는 여전히 벗어났다. 결국 채프먼은 137km 슬라이더로 첫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진 135km 슬라이더 4구째가 바깥쪽 높게 들어갔다.

    이 순간 알투베의 방망이가 번개처럼 돌았다. 큼직한 타구는 미닛메이드파크 좌중간 담장을 맞췄고, 경기장의 팬들을 열광시켰다. 채프먼과 양키스 선수들이 허무한 표정으로 낙담한 가운데 이날 두 팀 선수단 중 가장 작은 사나이는 당당하게 그라운드를 돌았다.

    홈플레이트 주변의 휴스턴 선수들은 이날 가장 큰 존재감을 뽐낸 영웅을 열렬하게 환영했다. 알투베는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3득점 1볼넷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알투베는 ALCS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6경기 홈런 2개, 2루타 1개 등 타율 3할4푼8리(23타수 8안타) 3타점 4볼넷을 기록했다.

    MVP 수상 뒤 알투베는 "베이스를 돌면서 든 생각은 또 한번 WS에 가는 기회를 준 신에 감사하다는 것뿐이었다"면서 "경기장에 있는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그들은 우리가 여기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소감과 팬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그리고 나의 동료들이 이 경기의 MVP"라면서 "WS가 무척 기다려진다"고 동료들과 함께 다시금 정상 도전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알투베를 앞세운 휴스턴은 내셔널리그 챔피언 워싱턴과 WS에서 오는 23일부터 격돌한다. 휴스턴은 2017년 LA 다저스를 누르고 우승한 뒤 2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하고, 워싱턴은 창단 50년 만에 처음 WS에 진출해 역시 첫 우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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