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여행경보 발령 현황(일러스트=외교부 제공)
외교부는 21일 칠레 전역에 2단계 여행경보(황색경보, 여행자제)를 발령했다고 이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칠레 전역에 시위가 격화되어 지난 19일 칠레 정부가 수도 산티아고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군경을 투입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력 충돌로 공공기관이 파손되고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칠레 현지의 동향 등 정세와 치안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여행경보의 조정 필요성을 지속해서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여행경보 1단계가 발령되면 현지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에게는 신변 안전에 유의하고, 이 지역을 여행할 예정인 국민들에게는 여행에 유의할 것이 권고된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2단계 '황색경보(여행자제)'가 발령되면 체류자는 안전에 특별히 유의하고, 여행할 예정인 국민들에게는 여행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 권고된다.
3단계인 '적색경보(철수권고)'가 발령되면 체류자는 긴급한 일이 아닌 한 철수하고, 여행할 예정인 국민들에게는 이를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이 권고된다. 4단계인 '흑색경보(여행금지)'의 경우 체류자는 즉시 대피하거나 철수할 것이 권고되고 여행 예정자는 여행 자체가 금지된다.
앞서 칠레에서는 지난 6일 유가 인상과 페소 가치 하락을 이유로 한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시위가 촉발됐다. 여기에 18일 글로리아 후트 교통장관이 요금 인상은 번복되지 않을 것이고 정부 보조금이 없다면 실제 요금이 두 배에 달한다고 말하면서 시위가 격화됐다.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칠레에선 상위 1%의 부자들이 부의 26.5%를 소유하고 있고, 하위 50%가 2.1%의 부를 나눠 가지고 있다.
이렇듯 양극화가 심한 상황에서 비상사태 선포나 통행금지령 등 정부의 강경 대처가 민심에 오히려 불을 붙이는 역할을 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뒤늦게 요금 인상 취소 발표를 했지만 칠레 곳곳에서 시위대와 군경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현재까지 1462명이 연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