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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안 했다고, 망했다고 삭제…'데이터로 돈 벌 땐 언제고'

IT/과학

    접속 안 했다고, 망했다고 삭제…'데이터로 돈 벌 땐 언제고'

    싸이월드 접속불가 사태로 '데이터 주권' 화두로
    관련법, 이용자 1년 이상 로그인 안 하면 데이터 삭제해도 합법
    기업이 까다로운 데이터 관리보다 손쉬운 삭제 선택하는 제도

    (사진=싸이월드 홈페이지 캡쳐)

     

    싸이월드 접속불가 사태를 계기로 이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권리인 '데이터 주권'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많은 정보통신서비스 업체들이 이용자의 데이터로 돈을 벌면서도 이용자의 데이터 관리에는 소극적인 가운데, 관련법도 업체들이 이용자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보다 제때 삭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용자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11일 접속 불가 사태를 맞은 싸이월드가 3일 만인 14일부터 웹 사이트와 앱(어플리케이션)을 복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자 일부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싸이월드 데이터를 백업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싸이월드 데이터 백업 방법 등을 문의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용자들이 해당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자신의 데이터를 일일이 저장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상 이용자가 싸이월드에 게시물 제공을 요청할 권리가 있긴 하지만 싸이월드가 이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도 받는 불이익은 없기 때문이다.

    정통망법상 이용자가 정보통신서비스 업체에 오류 정정을 요구하면 지체 없이 오류를 정정하거나 정정하지 못하는 사유를 이용자에게 알려야 하고,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의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이용자의 게시물 제공 요청에 업체가 응하지 않는다고 해도 받는 불이익은 없다.

    그래픽=김성기

     

    정보통신서비스 업체에 이용자 데이터 관리보다 손쉬운 삭제를 선택지로 준 것도 법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정통망법 시행령에는이용자가 해당 서비스를 1년 동안 이용하지 않을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업체가 이용자 데이터 등을 즉시 파기하거나 다른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분리해 별도로 저장‧관리하도록 정하고 있다.

    테크앤로법률사무소 구태언 대표변호사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오랫동안 로그인하지 않는 이용자들이 많은데 (이런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싸이월드가) 다 지워버려도 법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월드 등 정보통신서비스 업체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될 경우 이용자의 데이터는 즉시 삭제된다.

    관련법이 정보통신서비스 업체가 사업을 중단할 경우 즉시 보유한 개인정보를 파기하도록 정하고 있어서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함이다.

    제도상 이용자 데이터 백업을 사실상 사업자의 의지에만 기대고 있다 보니 이용자에게 데이터 백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

    싸이월드 이전에도 많은 인터넷 서비스가 서비스 제공을 끝냈지만, 이용자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사진=페이스북 캡쳐)

     

    SNS 서비스 '페이스북' 정도가 언제든 이용자가 사진과 게시물 등 자신의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HTML형식과 JSON 형식으로 게시물과 사진, 동영상, 댓글은 물론 좋아요 및 공감 등 페이스북에 저장된 이용자의 정보를 가져갈 수 있다. 만약 이용자가 JSON 형식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옮겨간다면 별도의 업로드 없이 페이스북의 데이터를 그대로 해당 서비스로 옮겨갈 수 있다.

    페이스북코리아 박상현 부장은 "데이터 포터빌리티(Portability·이전)는 페이스북의 중요한 경영철학 중 하나"라며 "법적 의무는 없지만 이용자를 위해 당연히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싸이월드 사태를 계기로 이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구태언 변호사는 "1년 이상 해당 서비스를 접속하지 않을 경우 이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데이터가 삭제될 수 있는 현행법은 말이 되지 않는 규정"이라며 "이용자가 원한다면 언제든 데이터를 확인하고 폐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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