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등 진보단체들이 대진연 회원 7명에 대한 영장 기각과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은지 기자)
한미 방위분담금 지원 인상을 반대하며 미국 대사관저에 기습 침입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가 구속영장이 청구된 회원 7명에 대한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은 명재권 영장전담부장판사와 송경호 영장전담부장판사의 심리로 각각 6명, 1명씩 나눠 대진연 회원 7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오후 2시50분쯤 사다리로 서울 덕수궁 옆 미국 대사관 담장을 넘어 마당에 난입한 후 항의성 시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대진연은 영장심사가 시작되기 전 중앙지법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에 대한 영장청구가 부당하다고 규탄했다.
대진연 회원인 대학생 정어진씨는 "구속영장은 도주우려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을 때 주로 하는데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7명 중에는 오늘 시험을 봤어야 할 새내기도 있고 갓난아기 엄마도 있고 고시를 준비하거나 아픈 사람도 있다"며 "애초에 도망갈 사람이라면 그 담을 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대진연 김한성 상임대표 역시 "검찰은 대학생들이 주거침입을 했다고 하지만 진짜 주거침입 범죄는 바로 미국이 저지르고 있다"며 "대한민국 주권자인 대학생이 주한미대사를 찾아가 따지려는 게 어찌 구속사유가 될 수 있나"고 반문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대진연 회원 9명 가운데 7명을 대상으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보다 약 1시간여 이르게 도착한 이들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폭력 진압 주장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