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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스공사, 前사장 '배임' 고발해놓고 뒤로는 구명 활동

국회/정당

    [단독] 가스공사, 前사장 '배임' 고발해놓고 뒤로는 구명 활동

    5천만원대 배임 이모 前사장, 무혐의 처분…부사장은 불기소
    자문 법무법인 최초 고발 사안→검찰에선 '무혐의 사안' 진술
    박근혜정부 출신 인사와 자문계약 맺은 뒤 보고서 못 받아
    공사, '특혜계약' 前사장 고발 뒤 4500만원 들여 법률자문
    김경협 "법률자문 통해 수사정보 얻고 고발장 바꿔"
    송갑석 "고위직 간부들의 조직적 공모…공사 예산으로 사건 은폐"

    (사진=자료사진)

     

    한국가스공사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던 이승훈 전 사장을 위해 공금으로 법률 자문을 받는 등 '구명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 송갑석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이 전 사장을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하기 전인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4500만원을 들여 법률자문을 받았다.

    특혜 의혹이 일자 앞에선 이 전 사장을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하고 뒤에선 고위직 간부들이 공금으로 구명활동을 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공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9월 캐나다 자회사 KCLNG를 통해 A씨(현 한국가스연맹 사무총장)과 '북미지역 자원개발과 LNG 사업 환경 분석'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박근혜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차관 출신이다.

    이 전 사장은 자문보고서 등을 받지 못했음에도 자문료 명목으로 A씨에게 5500만원 지급해 업무상 배임 의혹을 받았으나 지난 5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검찰 고발 직전 공사가 받은 법률자문이 이 전 사장과 휘하 고위 간부들의 무혐의 처분을 받는 데 활용됐다는 점이다.

    법률자문 과정에서 특혜 자문계약에 연루된 임모 당시 해외사업본부장(현 경영관리부사장)은 변호인으로부터 5차례 이상 검찰 접촉 정보를 받았고, 결과적으로 고발장 내용이 본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됐다.

    김 의원실의 분석 결과, 공사가 작성한 고발장 초안에는 '추가범죄 의혹: 해외사업본부장도 하위직원들에게 부당한 자문계약이 추진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시한 의혹' 대목은 최종적으로 삭제됐다.

    임 부사장은 이 전 사장의 지시를 이행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법률자문의 지휘보고라인 정점에 있던 수사 대상자인 임 부사장이 법률자문을 통해 수사정보를 얻고 고발장을 바꾸도록 했다면 공금을 이용해 자신의 구명, 즉 사익을 추구한 횡령범죄에 해당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법률자문 내용은 공사 내부규정과 달리 법무시스템에 등록돼 있지 않았다. 공사는 "전임 사장 형사고발이라는 사안의 특이성 및 대내외 파급효과를 고려 보안유지를 위해 (법무)시스템에 등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런 데다 공사 측 변호인이 이 전 사장 등에게 유리한 검찰 진술을 한 사실도 파악됐다.

    송 의원실에 따르면, 공사 측 고발대리인이 해당 사안을 '혐의 없음 사안'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실이 공개한 검찰 불기소 이유서를 보면 "고발대리인 변호사는 본 건이 혐의 없음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불기소 처분이 되더라도 항고하지 않지 않을 것이지만, 공사 노조가 강성이라 고발 취소를 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진술한다"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고위직 간부들이 공모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고 공사의 예산을 낭비한 사건임이 드러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검찰은 이 전 사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사건 관련자인 임 부사장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공사는 지난 3월 자문보고서 대리 작성과 관련된 2~3급 직원들을 징계하는 차원에서 사건을 매듭지었다.

    김 의원은 "지시자는 없고, 실행자만 있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식 결론에, 이상한 법률자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에 수사의뢰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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