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2∼24일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22일 대통령 전용기로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환영 나온 일본 인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22일 일본 도쿄의 고쿄(皇居)에서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에 참석해 정부의 축하를 전했다.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전달할 예정인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와 별개로 나루히토 일왕에게도 외교 경로를 통해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날 즉위식에 함께 참석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는 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총리가 그간 해외 순방을 통해 만났던 외빈들과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다.
남 대사는 '이 총리가 가져온 친서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가져오신 것으로 안다"며 "내용까지는 보지 못했지만, 대사로서는 어려운 시기에 총리가 방일해서 고위급의 만남을 할 수도 있고, 일본 국민과의 접촉을 통해 좋은 여건을 만든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언급을 아꼈다.
제126대 나루히토(德仁·59) 일왕 즉위식 현장.(사진=일본 정부 제공)
지난 5월 아버지 아키히토(明仁) 상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고쿄 내 규덴(宮殿)에서 약 30분 동안 진행된 '즉위례 정전의 의(即位礼正殿の儀)'를 통해 즉위 사실을 대내외에 알리고, 이낙연 총리를 비롯해 각국 사절단을 포함한 내외빈으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았다.
중요한 의식이 있을 때 사용되는 옥좌인 다카미쿠라(高御座)에 오른 나루히토 일왕은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항상 바라며, 국민에 다가서면서 헌법에 따라 일본국과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임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예지(叡智·진리를 포착하는 고도의 인식 능력)와 해이해지지 않은 노력에 의해 우리나라가 한층 발전을 이루고 국제사회의 우호와 평화, 인류 복지와 번영에 기여할 것을 간절하게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즉위식엔 약 180개 국가·지역 대표단을 포함해 2000여명이라는 많은 숫자의 축하 사절단이 참석했기 때문에, 일단은 이 총리와 나루히토 일왕의 접촉이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NHK의 생중계에서도 이 총리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저녁에 고쿄에서 열리는 궁정 연회('향연의 의(饗宴の儀)')에서는 이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과 짧은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