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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로 추락한 문화예술위, 새 비전으로 도약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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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리스트'로 추락한 문화예술위, 새 비전으로 도약 몸짓

    '도전과 변화', '공감과 협력', '공공 책무성'을 핵심가치로 '아르코 비전 2030' 선포

    '아르코 비전 2030' 선포하는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과거 '블랙리스트'라는 큰 부침을 겪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고 혁신을 위한 중장기 전략 '아르코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창조의 기쁨을 함께 만드는 예술현장의 파트너'라는 비전을 담은 '아르코 비전 2030'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예술위는 '문화예술을 지원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창조의 기쁨을 공유하고, 가치 있는 삶을 누리게 한다'는 본연의 가치를 바로세우고 예술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책무를 다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아르코 비전 2030'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문화비전 2030 '사람이 있는 문화'와 새 예술정책 '예술이 있는 삶'의 후속 정책이다. 예술지원기관으로 예술위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기술 혁신으로 변화하는 사회환경과 능동적 미래 대응 의지가 담겼다.

    예술위는 비전 달성을 위해 '도전과 변화', '공감과 협력', '공공 책무성'을 핵심가치로 내세우며 '예술의 창의성과 다양성 존중', '문화예술 가치의 사회적 확산, '자율과 협력 기반의 기관 운영' 등 3대 전략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 예술가의 창작 터전을 튼튼히 하겠다 ▲ 예술로 풍요로운 삶을 지키겠다 ▲ 삶과 사회를 치유하는 예술을 지원하겠다 ▲ 개방적 예술행정의 기준이 되겠다 ▲ 자율과 협력의 예술행정기관으로 거듭나겠다 등을 5가지 원칙으로 삼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예술위는 최우선적으로 '지속가능한 예술가의 창작 터전 공고화'에 방점을 두고 예술가 맞춤형 지원 사업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창작 사업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현재 창작과 향유 사업 예산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할 예정이다. 2020년 기준 667억 규모의 창작지원 예산을 2030년 2004억원으로 3배 확대를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가칭)예술가의 친구센터'를 신설해 예술인에게 계약과 정산 등 지원 컨설팅을 제공하고 고충 및 애로 상담지원 기능을 확대한다.

    또한 '예술로 풍요로운 삶'을 지키기 위해 어린이·청소년 대상 예술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예술가치 확산 캠페인을 구축하는 등 '문화예술 가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준비해 '예술로 풍요로운 삶'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예술위의 본분에 맞게 공공성과 자율성을 강화해 기관의 운영체계를 혁신하고 현장 예술 중심의 생태계와 공론장을 형성하는 '현장 협력형 기관 운영'을 목표로 세웠다.

    이날 축사에 나선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대 위원장은 "예술위가 상당히 많이 망가졌다. 옛날엔 예술위가 민간 위원들의 자율기구로 출발을 했는데, 어느 순간 문체부의 지시를 받아서 일을 해야되는 타율기관으로 바뀌었다"며 "세월이 지나면 기관의 성격이 변하기도 하지만, 제가 보기엔 가장 문화예술계에 슬픈 역사 가운데 하나다"고 돌아봤다.

    또한 "몇년 전에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정말 예술가들의 표현과 자유를 억압하는 엄청난 사건인데, 이런 것들이 점철된 과거를 돌아보고 다시는 블랙리스트 같은 험한 일에 예술위가 관계까 안되도록 조금 더 자기 자신을 가다듬고 성찰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아르코 비전 2030'을 선포한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역시 우리나라 예술계를 강타한 블랙리스트를 언급하며 변화와 쇄신 의지를 다짐했다.

    박 위원장은 "블랙리스트는 예술현장을, 그리고 우리 위원회를 할퀴고 지나갔다. 모두가 아팠고, 그 아픈 상처는 채 아물지 않았다"면서 "끝나지 않은 과거와 시작되지 않은 변화 사이에 모호한 경계에 머무리자 않기로 했다. 새로운 출발 위해 나아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깊은 고민을 통해 탄생한 혁신 의제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이 모든 것은 과거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직원들의 절박감과 기관을 혁신하여 더 나은 내일을 맞겠다는 희망이 어우러진 과정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2030년 미래로 가기 위한 첫 걸음을 뗐다. 어쩌면 느린 길일 수도, 어려운 길일 수도 있으나 저희 위원회는 빠르게 가기 보다는 바르게 가는 길을 선택하기로 했다"면서 "올 연말까지 다양하게 현장을 만나겠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 그리고 현장과 함께 비전 2030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비전 선포식은 과거 블랙리스트로 예술이 숨쉴 수 있는 통로를 지워 버렸던 예술위 본연의 존재 이유를 복원하고자 마련된 자리였기에 수많은 문화예술계 인사가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김정배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을 비롯해 문화예술 공공기관 및 지역문화재단 관계자와 현장 예술인, 예술위 임직원 등 400여명이 참석해 예술 현장과 함께 만들어가는 '아르코 비전 2030'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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