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 유소년(17세 이하) 남자 61kg급에 출전한 신록은 무함마드 파티르(인도네시아)와 세계기록을 경쟁하며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사진공동취재단)
평양 하늘에 태극기가 날아올랐다.
한국 남자 역도 기대주 신록(17.고흥고)은 22일 평양 청춘가역도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 유소년(17세 이하) 남자 61kg급에서 인상 116kg, 용상 151kg으로 합계 267kg을 들었다.
한국 학생 남자 61kg 기록 보유자인 신록은 금메달을 기대했던 선수. 하지만 인상 2, 3차 시기에 120kg를 연거푸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용상에서는 실수를 만회하며 인상 1위(119㎏)를 차지한 무함마드 파티르(인도네시아)와 세계기록 경쟁에 나섰다. 나란히 1차 시기에 147kg를 성공한 둘은 2차 시기에 파티르가 세계기록(149kg)보다 많은 150kg을 들었고, 뒤이어 신록이 151kg을 성공했다.
3차 시기에서 파티르가 153kg을 들고 신록의 기록을 다시 넘어섰다. 하지만 신록은 마지막 3차 시기에 154kg의 바벨을 들지 못하고 용상 2위로 경기를 마쳤다. 둘의 합계 기록 차이는 5kg.
비록 평양에 애국가는 울리지 않았지만 합계 2위로 태극기가 경기장에 등장했다. 신록은 용상과 합계 2위, 인상 3위로 총 3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함께 출전한 조민재(15·전남체중)는 인상 95㎏, 용상 125㎏, 합계 220㎏으로 각 부문 6위에 올랐다.
신록은 “이달 초 치른 전국체전에서의 피로가 아직 가시지 않긴 했지만 금메달을 못 딴 게 아쉽다. 인상에서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해 좋은 기록이 나오지 못했다. 대회를 마친 뒤 아쉬움을 털고,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니어(20세 이하) 남자 61㎏급에 출전한 배문수(20·경북개발공사)도 팔꿈치 통증을 딛고 인상 115㎏, 용상 153㎏로 합계 268㎏을 들었다. 인상 기록은 8위지만 용상 3위로 합계 성적을 4위까지 끌어올렸다.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대회가 열린 평양 청춘가역도전용경기장을 찾은 북한 관중은 한국 선수가 경기하거나 시상대에 오르자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사진공동취재단)
이날 한국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는 남북대결도 펼쳐졌다. 주니어 남자 61㎏급에서는 북측 김충국(20)이, 유소년 여자 49㎏급에서는 원현심(17)이 인상 및 용상, 합계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주니어 여자 49㎏급에서는 한정심(19)이 용상과 합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유소년 여자 49kg급에 출전한 김혜민(16.김해영운고)은 인상 63㎏, 용상 78㎏, 합계 141㎏으로 역시 각 부문 6위를 기록했다. 주니어 여자 49㎏급 문정선(20.공주시청)은 인상에서 실격처리된 뒤 용상에서 87㎏을 들어 5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린 평양 청춘가역도전용경기장은 남과 북의 묘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남자 61㎏급 경기 도중 경기장을 찾은 북한 관중 60여명은 한국 선수의 경기 때 자리를 비웠다가 북한 선수의 순서에 돌아와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시상식 때도 태극기가 게양되자 자리를 비웠던 이들은 북한 선수의 시상식에 돌아와 국가를 부르는 등 응원전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