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체포돼 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비서를 성추행하고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23일 귀국해 경찰에 곧바로 체포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전 회장을 체포해 경찰서로 이송했다.
김 전 회장은 오전 3시 47분쯤 수갑을 찬 손목을 천으로 가리고 경찰관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성추행·성폭행 혐의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혐의를 인정한다는 취지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다. 조사 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자신의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 A씨를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A씨는 이같은 혐의로 김 전 회장을 고소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여성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돼 경찰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김 전 회장은 2017년 7월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한 뒤 체류 기간을 연장해왔다.
이에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린 뒤 검찰에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했다.
기소중지는 피의자 소재를 찾지 못해 수사 진행이 어려울 때 일단 수사를 중지하는 처분이다. 사유가 해소되면 수사가 재개되고 공소시효도 유지된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