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투자 중인 한국의 스타트업 회사가 내년 첫 궤도 로켓 발사를 앞두고 있다고 미국 매체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항공산업 전문지인 스페이스뉴스는 이날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스타트업 '페리지 항공우주'(이하 페리지)가 내년 7월 소형 궤도 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 신동윤 대표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페리지는 50kg의 무게를 싣고 500km 떨어진 태양 동기 궤도(sun-synchronous orbit)까지 이동할 수 있는 소형 발사체 '블루웨일(푸른고래) 1호'를 개발하기 위해 삼성벤처투자, LB투자 등으로부터 약 12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고 말했다.
태양 동기 궤도란 궤도면과 태양이 이루는 각도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궤도로, 이 궤도를 회전하는 인공위성은 지구상의 물체를 매일 같은 시각에 관측하기에 유리하다.
신 대표는 페리지가 초소형 로켓을 개발하기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받은 덕에 발사 때까지 조용히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지난 2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70차 국제천문대회에서 "지금까지 개발 계획이나 발사 계획을 공개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로켓 개발을 거의 완료했기 때문에 (공개하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삼성벤처투자 이철한 이사는 지난 22일 이 매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페리지에 공개할 수 없는 금액을 투자했다"고 확인했다.
페리지는 2012년에 팀이 구성돼 지난해에야 정식 회사로 설립됐지만 카이스트 엔진 개발의 '수십년' 경험을 활용하고 있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으로부터도 무료로 기술 자문을 받고 있다고 한다.
신 대표는 "(내년 7월) 푸른고래 1호의 처녀비행은 2단 로켓의 성능을 증명하기 위해 모형 화물(dombody payload)을 탑재할 것"이라며 "2021년 초 다음 번 발사 때는 50kg의 탑재체가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른고래 1호'는 호주의 남쪽 해안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2018년에야 비로소 우주국을 공식 출범한 호주는 항공 및 해상 운항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발사 장소로는 최적이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1년에 40번까지 발사를 원하는 페리지로서는 그러한 제약이 없는 장소가 필요했다.
'푸른고래 1호'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발사체라서 그 빈도로 발사가 가능하다는 신 대표의 설명이다.
'푸른고래 1호'는 높이 8.8m, 직경 760mm, 무게 1,790킬로그램이다.
150kg을 500km 궤도로 발사할 수 있는 로켓랩의 '일렉트론'에 비해 크기는 1/2, 파워는 1/3 수준이다.
문제는 호주까지의 발사체 수송이다.
신 대표는 "한국에서 호주 땅으로 발사체를 수송하는 게 문제"라며 "그건 아무도 해보지 못한 일이라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 대표는 호주 우주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30명을 고용 중인 페리지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15명을 연말까지 추가 채용하는 한편, 추가 자금조달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와 호주에서 8건의 투자 계약이 대기 중이라고 한다.
페리지는 '푸른고래 1호'에 이어 지구 저궤도로 250~300kg을 발사할 수 있는 대형 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푸른고래 1호'의 첫 출시 후 2~3년 내에 이 대형 발사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