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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교체' 이마트, 월마트 벤치마킹으로 살아날 수 있을까

기업/산업

    '수장교체' 이마트, 월마트 벤치마킹으로 살아날 수 있을까

    월마트 '클릭 앤 콜렉트'…미국 지역 특성에 맞는 전략
    사상 첫 분기 적자 이마트, '상시적 초저가'로 반등 노려
    핵심은 '낮은 출산율'…소비재 구매력 떨어져 '직격탄'

    이마트 자료사진 (사진=황진환 기자)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실적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마트가 컨설팅 전문가로 수장을 교체하는 사실상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핵심은 미국에서 아마존이 온라인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는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생존전략을 롤모델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월마트가 미국적 특성에 맞춰 온‧오프라인 채널을 융합해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에서 월마트식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21일 강희석 배인앤드컴퍼니 파트너를 이마트의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강 대표는 이마트 창립 26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대표다.

    강 대표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 업체인 배인앤드컴퍼니에서 소비재‧유통 부문을 담당했다. 특히 이마트의 사업과 관련된 컨설팅을 여러 건 담당해 내부사정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해 미국에서 아마존의 등장 이후 온라인 쇼핑의 성장으로 위기에 빠진 월마트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컨설팅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99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실적에서 적자를 보인 이마트가 월마트식 생존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월마트의 성공전략…'클릭 앤 콜렉트'

    월마트가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클릭 앤 콜렉트(Click & Collect)' 전략이 꼽힌다.

    클릭 앤 콜렉트는 고객이 온라인에서 제품을 주문한 뒤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해 구입한 제품을 가져가는 형태다.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 주문한 제품만 가져가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방식도 가능하지만,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또다른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다.

    대다수의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가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고 오랫동안 머물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월마트의 클랙 앤 콜렉트 전략은 배송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고객 유인 효과도 볼 수 있다.

    특히 배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서 '로켓배송'으로 배송혁신을 보여준 쿠팡이 지난해 인건비로 1조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월마트는 지난해 5000억 달러, 즉 585조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우리나라 정부 예산이 469조원인 점과 비교하면 월마트의 매출이 116조원 더 많다.

    ◇ 월마트, 우리나라 유통업계 '롤모델' 될 수 있을까

    문제는 월마트의 전략이 우리나라 유통업계에도 통할 수 있을지에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신선식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고객들은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그래픽 = 스태티스타 제공)

     

    산업 데이터 제공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인이 온라인을 통해 신선식품을 구입한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4.4%로 상승했지만 신선식품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2017년 19.7%에서 2018년 19.1% 다소 감소했지만, 다른나라와 비교하면 신선식품을 온라인을 통해 구입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우리나라 유통업계가 저마다 '신선식품의 최강자'를 자처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석식품 분야에서 단기적인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우리나라 유통업계가 고객 유인 효과를 위해 문화센터와 갖가지 놀이 시설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월마트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 이마트, '상시 초저가' 전략 내세웠지만

    이에 따라 이마트가 내놓은 전략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이라고 부르는 상시적 초저가 행사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물티슈 ◇치솔 ◇생수 등 생활 필수품부터 ◇와인 ◇과자 ◇전자제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압도적인 초저가로 고객에게 판매한다.

    이마트는 지난 8월 1일부터 10월 14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을 구입한 고객들의 1회 평균 구매 금액이 7만 1598원으로 비구매 고객 대비 46% 높았다고 발표했다.

    또 해당 기간 이마트 포인트카드 회원 기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1회 이상 구매한 고객은 전체 고객 중 97%였고, 2회 이상 구매한 고객도 7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온라인 등을 이용하던 고객들이 이마트의 오프라인 매장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쟁업체들도 비슷한 상품을 비슷한 가격으로 내놓으면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성비뿐만 아니라 상품의 품질까지 따지는 가심비도 고객들의 주요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이마트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낮은 출산율, 유통업계에 직격탄

    우리나라 유통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낮은 출산율이 지목된다.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세계은행(THE WORLD BANK)이 2017년 기준으로 집계한 합계출산율은 우리나라가 1.1명으로 가장 낮다. 미국은 1.8명이다.

    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사실상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0명대로 집계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O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NCHS)가 발표한 지난해 미국의 합계출산율은 1.7명이다.

    출산율은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산업계 가운데 유통업계가 가장 민감하다.

    당장 분유나 기저귀 등 유아용품부터 모든 소비재의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소비재를 판매하는 유통업계로써는 출산율 감소가 '직격탄'인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의 성장과 갖가지 물류비용 투자부터 미‧중 무역분쟁에 이르기까지 대내‧외적 영향을 받는다 해도 가장 큰 영향을 꼽으라면 출산율일 수밖에 없다"며 "월마트의 성공전략도 미국의 특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유통업계가 벤치마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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