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의 민혁과 원호가 올해 3월 열린 팬 사인회에서 한 '미투 희화화' 발언을 사과했다.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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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가 '미투'(#Me_Too, '나도 말한다'는 뜻으로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을 밝히는 것) 희화화 논란에 관해 사과했다.
몬스타엑스 멤버 민혁과 원호는 26일 팬 카페에 글을 올려 사과의 뜻을 밝혔다. 민혁은 "저의 경솔했던 발언과 행동들로 상처받으신 분들과 팬분들에게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저의 부주의한 언행이 다른 분들에게 큰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제 지난 행동들을 돌이켜보면서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이미 늦었지만 저의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앞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팬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모든 면에서 성장하는 민혁이 되도록 노력하고 항상 생각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원호 역시 "제가 뱉은 말이 미투 운동의 의미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는 점과 큰 용기를 낸 피해자분들께는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제 부주의한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렸습니다"라며 "제 스스로 생각해보아도 도대체 어떻게 저런 무지한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원호는 "항상 힘이 되어주셨던 팬분들께도 제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실망을 안겨드린 점 너무 가슴이 아프고,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제 부주의한 언행이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을 깊게 깨닫게 되었습니다"라며 "부족했던 부분을 더 많이 공부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몬스타엑스 원호가 되겠습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SNS상에서는 올해 3월 열린 팬 사인회 당시 몬스타엑스 민혁과 원호가 '미투'를 희화화하는 발언을 했다며 짧은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 민혁이 마이크를 원호의 가슴에 대고 "(젖)꼭지 씨 말씀하세요"라고 하자, 원호는 손을 들고 "미투!"라고 말했다.
이후 몬스타엑스 팬들은 팬 카페와 SNS 계정 등을 통해 멤버들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신의 커리어와 명예를 걸고 부당한 사회를 고발하고 고쳐나가려는 시도인 만큼, '미투'는 여성들에게 절박한 현실의 문제이며, 이와 관련해 문제의식 없이 미투를 희화화한 행동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논란이 커지자, 몬스타엑스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팬 카페에 "올 초 몬스타엑스의 팬 사인회와 그간 활동 중 전혀 의도는 없었으나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행동과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과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스타쉽과 몬스타엑스 멤버들은 그동안 지적해주신 문제점을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함께 고민해 왔습니다"라며 "앞으로 스타쉽과 몬스타엑스는 더욱 노력하는 자세로 팬분들과 사회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부족한 부분들을 계속해서 배우며 채워가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팬들은 몬스타엑스의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그것이 왜 문제였는지, 팬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어떻게 수용해 이와 같은 일을 방지할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은 소속사의 해명문을 비판했다. 팬들은 멤버들의 직접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이에 몬스타엑스 민혁과 원호는 사과문을 올렸다.
팬덤 대다수가 여성인 남성 아이돌 그룹이 여성혐오적이거나 희화화하는 언행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과거에는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부'라며 팬덤 내에서 소수 혹은 별종 취급을 받거나,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사이버상에서 욕설, 험담, 허위 사실 유포, 따돌림 등으로 상대방을 괴롭히는 현상)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잦았다.
몬스타엑스 팬들은 문제의 영상이 공개된 후 이번 일이 어떤 점에서 부적절했는지를 적극적으로 알렸고, 팬 카페 글과 공식 SNS 멘션 등을 통해 확실한 개선을 요구했다. 팬들의 단합된 움직임은 팬 카페를 넘어 다른 커뮤니티와 SNS로도 퍼졌고, 해당 영상이 올라온 지 하루 만에 소속사는 물론이고 멤버의 직접 사과를 끌어낼 수 있었다.